[스크랩] 陽洞詩篇 2―뼉다귀집/ 김신용 陽洞詩篇 2―뼉다귀집/ 김신용 뼉다귀집을 아시는지요 지금은 헐리고 없어진 양동 골목에 있었지요 구정물이 뚝뚝 듣는 주인 할머니는 새벽이면 남대문 시장바닥에서 줏어온 돼지뼈를 고아서 술국밥으로 파는 술집이었지요 뉘 입에선지 모르지만 그냥 뼉다귀집으로 불리우는 그런 술집이지만요 어.. 문학/문학의 향기 2011.04.12
[스크랩] 봄비/ 정소진 봄비/ 정소진 너를 능가할 연애 선수 아마 없지 싶다 경직된 여인의 몸을 안심시키듯 요란하게도 아니고 강하게도 아니고 낮은 목소리로 불러내는 맑은 환희 굳은 마음 푸는 일쯤이야 식은 죽 먹기지 속속들이 놓치지 않는 달달한 애무로 얼어붙어 쌩한 고집마저 녹이는 솜씨 좀 보라지 네가 일으켜 .. 문학/문학의 향기 2011.04.12
[스크랩] 입술/ 허수경 입술/ 허수경 너의 입술이 나에게로 왔다 너는 세기말이라고, 했다 나의 입술이 네 볼 언저리를 지나갔다 나는 세기초라고, 했다 그때 우리의 입김이 우리를 흐렸다 너의 입술이 내 눈썹을 지나가자 하얀 당나귀 한 마리가 설원을 걷고 있었다 나의 입술이 너의 귀 언저리를 지나가자 검은 당나귀 한 .. 문학/문학의 향기 2011.04.12
[스크랩] 줄탁/ 김지하 줄탁/ 김지하 저녁 몸속에 새파란 별이 뜬다 회음부에 뜬다 가슴 복판에 배꼽에 뇌 속에서도 뜬다 내가 타죽은 나무가 내 속에 자란다 나는 죽어서 나무 위에 조각달로 뜬다 사랑이여 탄생의 미묘한 때를 알려다오 껍질 깨고 나가리 박차고 나가 우주가 되리 부활하리 - 시집 <중심의 괴로움 중> (.. 문학/문학의 향기 2011.04.12
[스크랩] 앵두꽃을 보고 - 만해 한용운 스님 - 만해 용운선사 진영 見櫻花有感 견앵화유감 昨冬雪如花 今春花如雪 雪花共非眞 如何心欲裂 작동설여화 금춘화여설 설화공비진 여하심욕열 벚꽃을 보고 지난겨울에 내린 눈이 꽃과 같구나. 이 봄에는 꽃이 도리어 눈과 같으니 눈과 꽃 모두가 참이 아님을 알면서도 내 마음은 왜이리. 가슴 아플까? 만.. 문학/문학의 향기 2011.04.11
[스크랩] 제비는 온다/ 유하 제비는 온다/ 유하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에 제비는 둥지를 짓지 않는다 긴 막대기로 제비집 부수기 시합을 하는 미운 일곱 살 아이들 재재거리며 뛰논다 해도 사람들의 웃음, 봄꽃처럼 살랑이는 그런 마을 처마에 제비는 검은 연미복을 입은 제비는 먼 바다를 건너와 집을 짓는다 사람이 사람을 귀히.. 문학/문학의 향기 2011.04.06
[스크랩] 땅/ 김윤현 땅 / 김윤현 쓰레기와 몸을 섞으면서 지렁이와 함께 뒹굴면서 썩은 음식을 받아먹으면서 시체와 오래도록 누워있으면서 멀쩡하게 살아있는 그대 땅땅거리지 않아서 기분 좋다 그대 하늘처럼 높다 - 시집 <지동설> (그루, 2010) ...................................................................... 하늘은 세상의 모.. 문학/문학의 향기 2011.04.06
[스크랩] 장욱진 화백의 새 / 박상천 장욱진 화백의 새 / 박상천 사람도 아니고 새도 아닌 아니, 사람 같기도 하고 새 같기도 한 장욱진 화백의 그림을 보면 슬퍼진다.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려다 멈추고만 사람 같기도 하고 날개가 상해 날지 못하는 새 같기도 한 장욱진 화백의 그림을 보면 이 세상, 어딘가에 그러한 사람이 살고 있는 것 .. 문학/문학의 향기 2011.04.05
[스크랩] 홀딱새/ 손세실리아 홀딱새/ 손세실리아 숲해설가와 함께 방태산 미산계곡에 들었다 낱낱의 사연과 생애가 사람살이와 다를 바 없어 신기하기도 뭉클하기도 하다 하지만 발을 떼는 족족 소소한 것들까지 시시콜콜 설명하려드는 통에 골짜기 깊어질수록 감동이 반감되고 만다 게다가 비조불통 기막힌 풍광 앞에서는 소음.. 문학/문학의 향기 2011.03.31
복종 / 한용운 복종 / 한용운 복종 한용운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해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 더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 문학/문학의 향기 201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