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밸러스트수水-2009"제3회 해양문학상 수상작 / 유종인 밸러스트수水-2009"제3회 해양문학상 수상작 / 유종인 러시아 선적 12만 톤급 화물선은 유럽 지중해 연안에서 담고 온 바닷물을 부산항 인근 앞바다에 내품는다 출항하기 전 수십 만톤 선박의 평행유지를 위해 그 배의 단전(丹田) 깊은 곳에 바닷물을 채우고 온 화물선, 그 배의 최대 승객은 수출품만이 .. 문학/시인 유종인 2009.12.11
[스크랩] 殘雪 / 유종인 殘雪 / 유종인 고집불통의 세 한 마리 몇 번의 겨울을 쪼다 돌아간 뒤 내 마음의 그늘마다 하얀 털들이 섬처럼 남겨졌다 눈을 떠야지 어서 눈을 떠야지 눈감을 수 없는 세월이 찾아온다. 하얗게 백태 낀 말들, 맑은 눈물을 만들려고 햇살을 기다려도 그늘은 옮길 수 없다는 말, 버릴 수 없는 혈통 같았다.. 문학/시인 유종인 2009.12.06
[스크랩] 아무도 읽지 않는다 / 유종인 아무도 읽지 않는다 / 유종인 복사꽃 피었던 자리에 허공은 여전히 구멍가게를 내고 빈 것을 팔고 있다 폭설에 꺾인 왕대나무 우듬지 위를 맴돌며 산까치는 허방에 놓을 횃대는 없는가 제자리서 날갯짓만 부산하다 보광사 한켠에 매달린 목어는 텅 빈 뱃구레 속으로 주먹눈을 받아먹으며 눈알이 퀭하.. 문학/시인 유종인 2009.11.30
[스크랩] 엎질러진 물 -원효스님에게 / 유종인 엎질러진 물 -원효스님에게 / 유종인 저 투명한 骸骨, 유리컵을 내 목마름은 발로 걷어차버렸다 어디까지나, 어느 때에도 찾을 수 없는 것을 곁에 흘려버리고 있다면 눈감고 만진 그대의 젖가슴이 내 마음의 살결이었다면 사방으로 흩어진 물, 방바닥을 어루만지고 있다 더 큰 해골인 방 안에 담겨져버.. 문학/시인 유종인 2009.11.30
가시 가시 / 유종인 손바닥선인장엔 골고다의 예수보다 훨씬 많은 바늘못들이 손에 박혀 있다 떨어져버리는 잎새들의 환난을 저처럼 작고 뾰족하게 벼려 놓았다 잎새가 드리우던 흔적 없는 그늘 대신 겨우 손바닥 위에 촘촘한 바늘 그림자를 떠 놓았다 바늘로 햇살을 떠먹는 가시 숟가락들, 사막의 식사는,.. 문학/시인 유종인 2009.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