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담아 본다 / 김선아 나를 담아 본다 김선아 들판에 나가 저울 위에 볍씨 몇 만평쯤 거뜬히 주무르는 봄바람을 올려놓는다. 가마니로 쓸어 담아 하늘도 올려놓는다. 무한천공, 은하계 천억의 별들 저렇듯 영롱을 매달고도 들판 속 저울 눈금 중심에서 털끝만큼의 흔들림이 없다. 사랑의 절정 한 꼭지 품어 젖 먹이듯 사람들.. 문학/문학의 향기 2011.09.09
[스크랩] 시인선서 / 김종해 * 2004년, 김종해시인(한국시인협회장)이 발표한 '시인선서' 내용입니다. 시인선서 김종해 시인이여. 절실하지 않고, 원하지 않거든 쓰지 말라. 목마르지 않고, 주리지 않으면 구하지 말라. 스스로 안에서 차오르지 않고 넘치지 않으면 쓰지 말라. 물 흐르듯, 바람 불듯, 하늘의 뜻과 땅의 뜻을 좇아가라. .. 문학/문학의 향기 2011.09.08
[스크랩] 가고 없는 날들의 스케치 / 김정민 가고 없는 날들의 스케치 / 김정민 가고 없는 날들을 붙잡기 위해 또다시 가버리는 오늘을 만들지는 말아요. 멀리 있어 우리의 미소가 보이지 않는다 하여도 조바심 하지 말며 언제나 가벼운 침묵으로 서로의 시계추가 되어 주어요. 시간의 줄을 따라 삶의 길이만큼 늘어뜨린 우리의 이야기들을 사랑.. 문학/문학의 향기 2011.08.31
[스크랩] 그 섬에 가면 - 임영조 그 섬에 가면 임영조 지도에 없는 섬 하나를 안다 사람들 더러 아는 척해도 실은 가는 길도 모르고 무엇이 있는지는 더욱 모르는 외딴 섬 하나를 나는 안다 햇볕과 바람 유독 넉넉하고 정갈한 그 섬에 가면 홀로된 여자가 몇 돼기의 외롬꽃을 가꾸며 산다 온 하루 김을 매고 속된 꿈 솎고 저물면 밤하늘.. 문학/문학의 향기 2011.08.31
[스크랩] 그대 잘 가라 / 도종환 그대 잘 가라 / 도종환 그대여 흘러흘러 부디 잘 가라 소리없이 그러나 오래오래 흐르는 강물을 따라 그댈 보내며 이제는 그대가 내 곁에서가 아니라 그대 자리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답다는 걸 안다 어둠 속에서 키 큰 나무들이 그림자를 물에 누이고 나도 내 그림자를 물에 담가 흔들며 가늠할 수 없는 .. 문학/문학의 향기 2011.08.31
사랑의 존재 / 한용운 사랑의 존재 / 한용운 사랑의 존재 / 한용운 사랑을 사랑이라고 하면, 벌써 사랑은 아닙니다. 사랑을 이름지을 만한 말이나 글이 어디있습니까. 미소에 눌려서 괴로운 듯한 장미빛 입술인들 그것을 스칠 수가 있습니까. 눈물의 뒤에 숨어서 슬픔의 흑암면(黑闇面)을 반사하는 가을 물결의 눈인들 그것.. 문학/문학의 향기 2011.08.30
[스크랩]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대 힘겨워하지 마세요. 그대의 모습이 다른 이에게 힘이 되고 있습니다. 힘겨움을 이기지 않고 아름답게 거듭나는 것은 없습니다. 작은 꽃 한 송이도 땡볕과 어두움과 비바람을 똑같이 견딥니다. 마을 어귀의 팽나무와 느티나무가 견디는 비와 바람을 채송화와 분꽃도 똑같이 견딥니다. 그대 거기 .. 문학/문학의 향기 2011.07.14
세상사 / 정채봉 세상사 / 정채봉 세상사 / 정채봉 울지마 울지마 이 세상의 먼지 섞인 바람 먹고 살면서 울지 않고 다녀간 사람은 없어 세상은 다 그런거야 울지마라니까! 문학/문학의 향기 2011.07.13
[스크랩] 이것은 사람이 할 말/ 김소연 이것은 사람이 할 말/ 김소연 늙은 여가수의 노래를 듣노니 사람 아닌 짐승의 발성을 암컷 아닌 수컷의 목울대를 역류하는 물살 늙은 여가수의 비린 목소리를 친친 감노니 잡초며 먼지덩이며 녹슨 못대가리를 애지중지 건사해온 폐허 온몸 거미줄로 영롱하노니 노래라기보다는 굴곡 노래라기보다는 .. 문학/문학의 향기 2011.07.02
[스크랩] <7월에 관한 시 모음> 고은영의 `7월에게` 외 <7월에 관한 시 모음> 고은영의 '7월에게' 외 + 7월에게 계절의 속살거리는 신비로움 그것들은 거리에서 들판에서 혹은 바다에서 시골에서 도심에서 세상의 모든 사랑들을 깨우고 있다 어느 절정을 향해 치닫는 계절의 소명 앞에 그 미세한 숨결 앞에 눈물로 떨리는 영혼 바람, 공기, 그리고 사랑, .. 문학/문학의 향기 2011.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