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학의 향기

까맣다 / 김선아

맑은물56 2013. 7. 11. 09:33

까맣다

 

                                                                 김선아

 

 

꽃 진 자리를 문질러 본다. 적막의 뒷모습이 주르륵 밀린다.

 

뜨거운 호흡 지나간 혈관마다 눈물이 가라앉아 까맣다.

 

버림받은 자가 가엾으니까, 떠나간 자가 남겨놓은 체온이 저러할 듯싶다.

 

손톱 밑에 못 박힐 때 피어나는 빛깔 같은

 

꽃잎 하나,

 

적막의 뒷모습에 말라붙어 있다.

 

마저 문질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