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물의 이야기/맑은물의 이야기

물레방아

맑은물56 2012. 6. 18. 11:33

 

물레방아

 

한 밤에
다시 찾은 그 곳
빛나는 자신의 이름표를 달고
... 물레방아가 돈다
명랑한 물소리에
온 몸이 젖는다

 


시멘트 독기 걷어내던
뿌연 사념의 시간들
깨끗이 씻어내며

변함없이 

그 작은 구석을

옹골차게 지켜내온 너

맑고 고운 향기로

혈관 속에 

파고든다

 

그대 꽃처럼

피워내는 물소리

이 한 밤에

온 천지에 가득히

그 날의

향연을 꿈꾸고 있다.

 

 

 

* 오랜 만에 추억을 더듬어

한밤중에 찾은 충훈고

내가 그토록 애써 가꾸려 했던 작은 연못에

반짝이는 예쁜 충훈고란  이름표를 달고

물레방아가 제법 물소리를 내며

한가롭게 돌고 있었다. 

 

연 못 한 가운데에선 풍선처럼 품어내는

앙증맞은 분수도 빤짝이며

살며시 어둠 속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너무나 아름다운 작은 연못엔

생기넘치는 생명들이 풍요롭게

넘실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