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감동을 주는 글

흐르는 산 / 이청준

맑은물56 2011. 9. 1. 19:37

 "사람에겐 저마다 제 자리와 제 할 일이 각기 다른 법...... 내 처지는 세상으로 흘러내릴 수도 없거니와 그것은 이미 흐름도 아닐 것이다. 내 처지는 세상으로 흘러내릴 강물보다도 아픔의 산으로 높아지는 일로 정해진 지 오래니라. 헛된 분별 속에 그 산을 허물거나 시새우지 말일이다. 다만 아픔의 산일 뿐 아니냐. 그리고 종당에는 그도 세상으로 흐르게 될 물이 아니더냐."

 "그렇다면 그 아픔의 산은 무엇으로 하여 강물로 흐르게 됩니까?" "그것은 인연으로 해서일 것이다. 인연의 강물로 흘러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