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스의 노래 / 이창동 .................................................................................................................................................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 마지막 장면에 양미자(윤정희분)가 낭송한 詩다. 영화에서는 자살한 소녀와 그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극중 여주인공 미자가 쓴 시로 되어 있지만 실은 이창동 감독 자신이 시나리오를 쓰면서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맞물려 자연히 그에 대한 추모의 정도 함께 배어든 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영화를 감상함에 있어 노무현을 염두에 두고 보는 것은 편치도 온당하지도 않다고 했다. 노무현에 대한 상징적 해석 없이도 주제와 형식에서 일관된 예술성을 독립적으로 갖춘 작품으로 읽히길 원하기 때문이다. 국어교사에서 소설가로, 영화감독으로 변신했다가 참여정부에서 문화부장관을 지내기도 하였고, 다시 <밀양>과 <시>로 돌아와 이런 시를 쓸 정도의 감성을 지닌 그가 영화에서 추구하는 예술성은 무엇일까.
‘시’는 마음에 대한 영화다. 시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듯 이 영화도 그렇다고 이 감독은 말한다. 단순히 재미와 흥행을 겨냥하지 않고 치밀하게 시대정신을 고민하면서 관객과 소통하려는 그의 의지가 돋보인다. 그것은 우리 관객만이 아닌 세계인들의 감성을 매만질 수 있다는 판단이기에 더욱 대견하다.
그의 지난 영화보다 ‘임팩트’와 ‘포스’가 덜해 관객동원은 시원찮지만 관객에게 아부하지 않고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서 발원한 독창적 예술세계를 열어가는 그가 나같은 신통찮은 시인이 보아도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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