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나를 찾아 가는 길

[스크랩] 一. 무상정변지 (無上正遍智) - ⑩

맑은물56 2010. 5. 12. 16:33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 이 외의 세상이 더 많은 것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앞서도 말씀했습니다만 욕계, 색계, 무색계, 삼계(三戒) 내에 있는 각각의 세상이 얼마나 많습니까.

  청정(淸淨)한 도인(道人)만 있는 세계도 있는 것이고, 이것은 범중천(梵衆天)이라, 범중천은 욕계의 때가 묻지 않은, 욕계의 번뇌를 떠난 중생들이 사는 세계입니다. 또 무색계(無色界)는 몸도 무엇도 없이 마음만, 의식(意識)만 있어서 신묘한 선정(禪定)에 잠겨 있습니다. 행동도 않고 몸뚱이도 없고 그냥 마음만 신묘한 삼매에 잠겨 있는 그런 하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그런 경계가 많이 있는 것인데, 또는 우리가 사는 이 사바세계(娑婆世界)도 역시 지금 같은 모양으로 항시 있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느 때에는 어느 세계에서는 일반 축생(畜生)도 말을 했으리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모두 다 가능한 것입니다. 이제 무수겁(無數劫) 전에 사자(獅子)도 범도 말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사자 한 마리가 금모사자(金毛獅子)라. 털이 금색 찬란한 사자가 있었는데 이 사자는 털이 금색으로 잘 된 만큼 역시 그 사자의 식(識)도 높았습니다.

  앞서도 말했습니다만 산의 식은 산신 아닙니까. 물의 식은 역시 용왕입니다. 나무의 신은 목신입니다. 도량의 식은 역시 도량신입니다. 우리 사람의 식 역시 우리 마음이듯 말입니다.

  어떠한 것이나 작고 크고 간에 하나의 전자(電子)나 하나의 산소(酸素) 역시 이것도 식이 있습니다. 원자(原子)에 들어 있는 무수무량(無數無量)의 정보, 이것 역시 원자나 소립자의 식입니다.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하나의 미세한 소립자 가운데 들어 있는 정보, 그런 식이나 우리 인간의 식이나 석가모니 부처님이 무량대도를 성취하신 그런 식이나 똑같은 것입니다.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이라, 조그마한 미세한 가운데도 시방세계의 진리(眞理)가 다 들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자 가운데도, 사자는 동물이므로 마땅히 식이 있겠지요. 그런데 금모사자이므로 식이 보다 더 마땅히 빛나 있단 말입니다. 같은 사람 가운데도 얼굴이 더 잘 생긴 사람들은 분명히 식이 더 빛나 있는 것입니다. 얼굴이 못생긴 사람들은 그만큼 자기 업장 때문에 식이 덜 빛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부처님 상호(相好)는 삼십이상(三十二相) 팔십종호(八十種好)입니다.

  그러나 설사 못생겼다 하더라도 부처님 믿음으로 해서 그때는 모두 초월할 수 있습니다. 내내야 마음은 주인(主人)이고 우리 몸뚱이이는 종(從)인지라 설사 추악한 몸이라도 역시 -중국(中國)의 도안(道安) 스님은 위대한 도인인데 굉장히 못생겼습니다. 그러나 부처님 믿음으로 해서 그냥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성취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마음으로는 다 초월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금모사자가 있었는데, 그때 마침 벽지불이라, 아라한도(阿羅漢道)를 성취하신 신선 도인이 산중 숲속에서 깊은 삼매에 잠겨 있었단 말입니다. 삼매에 들어서 어떤 동물이나 어떤 맹수가 오든지 간에 하여튼 설법을 하신단 말입니다.

  따라서 금모사자도 이러한 벽지불의, 즉 말하자면 도를 통한 아라한인 그 자리에 가끔 들어가서 법문을 들었습니다. 이때는 각 동물도 지금의 동물 같지 않고 식이 보다 발달된 동물이 있었던 그런 시기였겠지요.

  그래서 맨 처음에는 무엇을 잘 몰랐지만 금모사자가 벽지불을 만나서 차근차근 법문을 들으니,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알았습니다.

  부처님의 진신(眞身)이 소중하고, 부처님 법(法)이 소중하고,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법 내용이 소중하고, 마침내 삼보의 소중함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벽지불 아라한이 설법하실 때는 항시 가사(袈裟)를 입고 이렇게 법의(法衣)를 수호하고 설법을 했습니다.

  마침 그때에 포수가 사냥을 나와서 아주 찬란한 금모를 가지고 있는 사자가 벽지불한테 이렇게 공손히 무릎을 꿇고 앉아 설법을 듣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포수인지라 마땅히 그 금모사자의 금색 찬란한 가죽이 욕심이 났겠지요.

 

  "내가 금색이 찬한한 사자를 잡아서 가죽을 벗겨서 왕자한테 드리면 왕자가 나한테 큰 상을 내리겠지?"

 

  이와 같이 흑심(黑心)을 품었단 말입니다. 그래서 사자를 잡으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사자는 굉장히 몸집도 크고 또는 금모사자인지라 외형도 그렇게 훌룡하고 무시무시한 힘이 있어 보인단 말입니다. 보통 사자 역시 우리 인간들은 당해낼 수가 없는 것인데 하물며 금모사자와 같이 그런 괴력을 갖추고 무시무시한 그런 힘이 있는 사자를 포수인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활로 쏘려고 마음만 먹으면 그야말로 금모사자(金毛獅子)인지라 영험(靈驗)도 있을 것이고 하기 때문에 그냥 알 수가 있겠지요.

  그래서 꾀를 내서 저 사자(獅子)는 가사(袈裟)를 걸치고 있는 그런 아라한 밑에 그와 같이 고분고분 들어가 무릎을 꿇는 것을 보니까, 내가 머리를 깍고 가사를 입고 활과 독화살을 가사 속에 감추고 가면 사자가 그만큼 두려움도 품지 않고 내가 접근할 수가 있겠지, 이와 같이 마음을 먹었단 말입니다.

  그래서 그 포수가 머리를 깍고 가사를 걸치고 활을 그 가사 속에 숨기고 갔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금모사자가 이제 환희심을 내서 자기 발 앞에 와서 무릎을 딱 꿇고서 이렇게 다소곳이 있단 말입니다. 이때를 놓칠세라 그 사냥꾼은 독 묻은 -한발만 맞아도 독이 몸에 번져서 죽을 수 있는- 독화살을 쏘아 댔습니다.

  아무리 괴력이 있고 힘 있는 그런 사자라 하더라도 역시 무서운 독이 있는 화살을 맞았으니 살 수 없단 말입니다.

출처 : 성륜사
글쓴이 : 사랑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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