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질러진 물
-원효스님에게 / 유종인
저 투명한 骸骨, 유리컵을
내 목마름은
발로 걷어차버렸다
어디까지나, 어느 때에도
찾을 수 없는 것을
곁에 흘려버리고 있다면
눈감고 만진
그대의 젖가슴이
내 마음의 살결이었다면
사방으로 흩어진 물,
방바닥을 어루만지고 있다
더 큰 해골인 방 안에 담겨져버렸다
제가 사막이었다면
내 목마름이 한없는 그릇이란 걸
끝없이 스며들 욕망들,
나를 엎지르고 있다
갈증은 엎질러버리자, 내 안에서
유리 부딪는 소리가 나는 해골, 보이잖는
컵 하나가
목마름에 일어서고 있다
내 안에서 썩고 있는 부처들, 어서어서
비워내느라, 똥이
마렵다
부처를 엎질러야, 내가
편하다 엎질어진 물처럼!
♧ 유종인 / 시인
- 1968년 인천 출생 - 1996년 「문예중앙」에 시 '화문석' 외 9편이 당선되면서 등단. - 2002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과 - 200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 - 2007년 ‘유하백마도'를 보다’ 로 '제2회 지리산문학상' 수상 . - 시집으론 <아껴먹는 슬픔(2002) 교우록(2005) 문학과지성사 > <수수밭 전별기(2007) 실천문학사> - 에세이집으로는 < 염전- 소금이 일어나는 거울(2007)> <산책- 나를 만나러 떠나는 길(2008)> - 현재) 시인학교 詩냇물 5기(2008) ~6기(2009) 강의 - 현재) 『 현실참여 문인 . 시민 연대』"징" 창작교실 강의
출처 : 현실참여 문인ㆍ시민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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