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공간
글.사진 인경
위협으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어릴 때 당신은 어디서 안전함을 느꼈던가요?
어떤 이는 어둡고 아무도 없는 다락방이라고 말합니다.
편안한 이곳에서 잠이 들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서
온 식구가 난리가 났던 기억이 있다고 합니다.
또 어떤 이는 책상과 책상 사이의 좁은 틈이라고 합니다.
누구도 나를 찾지 못하는
방안에 있지만 이상하게도 아무도 모르는 이곳,
여기서 안전함을 느꼈답니다.
또 어떤 이는 힘들 때면
지붕에 올라가서 놀기를 좋아했답니다.
아래 마을을 내려다 보면서 소리를 질러대고
푸른 하늘의 새소리를 듣는 일이 너무나 행복한 기억이라고 말합니다.
안전한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행복한 일입니다.
현재에 당신의 안전한 공간은 어디인가요.
호수의 잔물결처럼,
사건의 영상이 의식의 지평 위로 자꾸만 떠올라옵니다.
본래 존재하지 않는 줄을 알지만,
그것이 불쾌감과 불안감을 만들어냅니다.
내면을 들여다 보면,
강력한 본능적인 갈망이 웅크리고 있음을 봅니다.
즐겁고 유쾌한, 무엇보다도 행복한 자존감을 느끼고 싶다고.
대인관계에서 지치고 상처를 받아서
이제는 쉬어야겠다고.
이럴 때 사회는 다양한 건강하고 혹은 건강하지 못한
영화관을 비롯한 위락시설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일시적인 위안은 되지만,
진정으로 편안한 공간은 되지 못합니다.
어릴 때는 엄마의 품안이 안전한 공간이었습니다.
어른 된 이제는 어디서 이런 공간을 찾아낼 수가 있을까요?
나의 안식처, 안전하고 거룩한 공간은 어디일까요?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지금여기,
점차로 소멸해가는 느낌의 길목에서
고요하고 평온해지면서 안전한 느낌을 경험하는 곳,
영원한 현재,
햇살 아래 능소화가 활짝 웃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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