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학 강의실 '징'

[스크랩] 창작 교실 6월 6일 강의 요점 정리

맑은물56 2009. 6. 12. 17:25

징 창작 교실 제 5 강 (2009 .6 .6)


@ 습작시 강평

 

 - 오월이십구일 / 박미림


   펄럭이는 가슴 애써 부여 잡은 이들이
   풍선을 불자 노오란 국화꽃으로 피어난다
   사람은 국화꽃 줄기가 되고 잎이 되고
   사방으로 뻗어나간 뿌리로 진을 친다

   오늘만은 서울 광장에 다른 개체는 피어서는 안된다
   오직, 노랗게 피길 마다하지 않는 이들 세상이다
   꽃은 종일 아침이슬 뚝뚝 흘리며
   오월 함성으로 짜깁기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다

   익어버린 해에게서 붉은 살 내음이 난다
   투명하게 눈부신 운구차가
   남쪽으로 열린 군중 속 꽃길로
   꿈틀거리는 심장을 끌어 안으며 들어선다

   뿌리들이 일제히 정열을 한다
   벼랑 끝에선 이에게 노란꽃을 선물한다
   이따금씩 부는 바람이 절벽 다녀온
   바람인가 싶어 자꾸 묻고 싶어진다 알고 있냐고?

   그날 이후 노란꽃은 지지도 피지도 않았다

 


 ===> * 강평 :  추모시 성격이나 전체적으로 대상이 있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화자(당신)를 넣는다든가...

 

                     1연 -> 1행 펄럭이는, 애써 이 표현은 사람으로 비유 되는데
                               얼마나 개연성(그럴듯한 것을 뜻함)이 있느냐?
                               2행에서 나오는 국화꽃은 조화의 성격인데, 아쉬운 것은 일반화의 오류란 점이다.
                               공감을 얻는데는 모호한 부분이다.
                               시의 주관성에 공감을 줄려면 객관성이 바탕되어야 한다.
                               차라리 작으면서도 디테일 하게 현장을 보여 주는게 어떨까?
                               첨삭의 차원이 아니라 공감의 표현이 중요하다.
                               가령 등돌리고 서 있는 눈시울 붉은 전경이나

                               종이 비행기 던지는 어린아이를 표현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3,4행은 연상 이다.

 

                     2연 -> 2연도 구체적 느낌이 적다.1행의 개체 같은 단어는 딱딱한 말이다.
                                범위가 넓은 단어를 쓰면 대개 그러한데,선명하지 않는건 말이 겹쳐서다.
                                느낌의 표현이 아니라 생각의 표현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모호하다.
                                이는 시에 대한 의식이 강해서 그렇다.
                                시는 기교가 아니라 진솔이다.

 

                    3연 -> 1행도 공감이 안 된다.
                              2행의 투명하게와 눈부신은 둘중 하나만 쓰면 된다.
                              4행의 꿈틀거리는,끌어안으며는 용언 이지만 겹치는 느낌이다.
                              차라리 직설적으로 운구차가 들어가는게 좋겠다.

 

                    4연 -> 1행의 일제히와 정렬은 겹치므로 일제히를 빼는게 좋겠다.
                               3,4행 " 이따금씩 ~ 있냐고? " 전체를 차라리 맨 앞연으로 끌어 놓는게 낫지 않았을까...
                               그러면 뒤로 풀어나가는게 자연 스러워질 것 같다.

         
                   구체어를 써도 모호해지는건 중문장,복문장을 쓰기 때문이다.
                   오히려 단순 무식이 좋을 때가 많다.
                   (갑자기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는 아주머니를 묘사한다든가)
                   의지나 표현이 앞서가면 정작 보여줄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


  - 까마귀 / 박종석

 

    적벽돌이 짙은 피를 흘리고
    ->짙은,은 안 넣어도 된다. 피의 속성이 점성이 있으므로

     

 

 

     검은 먹구름 토해낸

 

     흐린 하늘 위에

     -> 먹구름은 그 자체로 검으니 '검은'은 수식할 필요가 없고,
        '흐린'도 먹구름이 있으면 흐리니까 안 넣어도 된다.

 

 

     까만 잿가루가 날린다 
     -> 이 부분을 초장에 치고나서 썼으면 나앗을듯하다.
        이미지로서 좋은 표현인데 이 이후에 주변 상황을 묘사 했더라면...

 

      

    불이른 근원도 없이
    -> '불이른' 이런 글도 쓰는가? 뉘앙스상 쓰는 단어들은 조사해서 써야된다.
       개념이 잡히지 않은 표현이다.
    바람에 흐느끼며
    -> 감상적인 부분이다.

 

 

    휘돌아 올라 무심히 흩어져 버리는
    ->3,4,3,5인 초장 4음보가 너무 길다. 이걸로 아래 것 없이도 한 장이 설립 될수 있다.
    새까만 고통들 하나하나
     -> 이 부분은 이미지로서 괞찬다.

 

 

    애닳은 기억
    ->화자만이 아는 임의적 표현이고 상투적 표현인데 막연한 표현이다.

   벙어리가 되어버린 얼굴에

 

 

 

   이 뜨겁은 눈물이나 한번 뿌리고
    ->종장은 3,5의 자수율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
    웃어버리자

 

 


     ===> * 강평 : 오랜만에 우리만의 고유한 정형시인 시조를 본다.
               시조라고 해서 자구 수에 맞추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시조 속에 시를 담아야 한다.
               시조나 시나 요즘은 표현의 관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까마귀를 보면 마음속으로 사유하고 느끼려는 방식은 좋다.
               그런데 인상적인 표현이 부족하다.
               나만이 아는 까마귀에 대한 인상을 드러내는 방식이 필요하다.
               까마귀를 통해 죽음에 대한 연상을 하게 되는 표현이 필요하다.
              

               [ 단형 시조의 포멧 ]


                3 , 4 , 3 , 4
               (4) (5) (4) (6)
                3 , 4 , 3 , 4
               (4) (5) (4) (5)
                3 , 5 , 4 , 3
                       (5) (4)


                () 안은 3,4 조 에서의 융통 포멧인데,
                습작 초기에는 가급적 기본 포멧을 지키는게 좋겠다.
                4음보로 ! (예-까마귀 우는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시조는 3장 6구 안에서 사실은 끝내야 한다.
                3수,4수 연시조로 이어지는건 반대다.
                가람 이병기가 연시조로 시조 중흥을 꾀했지만
                그렇게 되면 나중엔 시와 구별이 없어진다.

                한 수 짜리 단시조로 졸작을 소개 해 본다.


                 묵집 / 유종인

              
                돌아가신 어머니가
                다시 돌아와도 좋아라
 
                해묵은 틀니같은거
                풀섶에 버려두고

                아들아 겸상을하자
                오늘만은 잇몸이다

 

 

                시나 시조나 한 구절로 대변되고 사실 끝난다.
                결국은 한 줄이다.
                한 줄도 길다는 각오로 써야한다.
                신춘문예 시조의 경우 짧은게 2수 짜리가 있지만 대부분 3수,4수가 주류다.

 

 

 

 오월의 광장  /  대덕산인 
    

                

     늘 푸른 소나무 군락 이룬 봉화 산에서는 
     재선충에 감염된 큰 그루가 포괄적 번짐을 막고자 
     중력을 믿고  죄목 부푼 허공을 날았다

 

     축구 응원에 기꺼웠던 잔디밭은 
     하찮은 민주가 디딜 틈을 주지 않았고 
     닭장차가 잔디밭을 두른 채 토끼풀을 솎았는데  
     솔향기 도처에 퍼진지 이레 만에 일단 치워졌다

 

     어둠에 몰려 웅크리고 있던 풀들이 
     누천년을 빈부와 귀천이 없던 평등 나물 되어 
     부러진 나무 태우기 전 노제 상에 오르려고  
     다투어 노랑머리 들어 안팎 없는 시루에 넘쳤다

 

     속이 숯검정인  까만 콩나물들은 
     오열하는 음표 되어  푸른 솔잎의 노래를 불러내니 
     바보나무 기리는 진혼가 천지 가득 울리고 
     사람다운 세상이 잠시 열렸다 

 

     오월의 뙤약볕 아래 나온 (홍어 좆) 민의는
     두려워도 무섭진 않는지 
     하루 지나 다시 어두운 구석에 처박혔다.

 

 

 

 

===> * 강평 : 추모시나 의미시는 인위성이 강한 경우가 많은데,
                   완성도 측면에서 차라리 객관적으로 쓰여졌으면 좋겠다.
                   의미시는 뜻은 좋으나 시가 갖고 있는 멧세지나 테마는 철학을 따라 갈 순 없다.
                   표현이 공감이 가느냐가 문제다.

 

               1연 -> 2행의 '포괄적' 이란 표현은 딱딱한 단어 이므로 부드러운 단어로 대체가 필요하다.
                         제 3자가 읽으면 시재가 노 전대통령임을 알 수 있을까?
                         시는 사적인 주관적 접근 이라고 해서 임의적일 순 없다.
                         시치미 기법 보다 드러내는게 좋겠다.
                         3인칭이나 2인칭(님,당신)으로 대명사를 쓰는게 좋지 않을까?

 

               2연 -> 2행의 '민주'는 의인화이나 어색하다.4행도 어색하다.
                      
               3연 -> 1행의 '풀'은 민초를 가르키는 것 같은데,구체적이지 않다.
                         2행은 드러나 있는 표현이고,
                         4행은 상상의 표현은 좋으나 딱딱하게 적용 되었다.표현이 덜커덕 거린다.
                         3연은 전체적으로 풀과 콩나물을 연결하는 구절을 매개하면 좋겠다.

 

               4연 -> 일반적으로 비유를 확정하여 어색하고...
                         자연스럽게 표현 하는게 나을듯 하다.
                          3,4행은 표현이 좀 거칠다.
                          '사람다운 세상'을 그 바보가 끌고 갔다는 식으로 바꾸면 좋겠다.
                          "살아있는 소나무가 속이 까맣게 숯이 되었다.."
                          "큰 바보를 보냈다. 큰 바보 때문에 울었다..." 이렇게 표현 하는게 좋겠다.

                     
               5연 -> 비속어는 시어로 가능하다.비속어를 위한 비속어를 쓰는게 아니라면 무방하다.

 

               키워드인 풀을 보여 주는게 낫겠다.
               "잔디도 밟아도 일어난다" 이렇게 에두르는게 낫겠다.
               "노란 풍선을 단 풀들은 5월 뙤약볕 아래 풀죽어 갔다"
               "아무도 보지 않던 풀들이지만 당신 노제에 쓰는 나물이라도 되려고"
                      - 이렇게 딱딱함을 유연하게 표현하는게 좋겠다.

               민의,민주는 관념어라서 쓰지 않는게 좋다.다른말로 대체해 보자.
               
 
@ 좋은 시 분석


 - 주유소 / 윤성택


                                      

 

 단풍나무 그늘이 소인처럼 찍힌
 주유소가 있다 기다림의 끝,
 새끼손가락 걸 듯 주유기가 투입구에 걸린다
 행간에 서서히 차 오르는 숫자들
 어느 먼 곳까지 나를 약속해줄까
 주유원이 건네준 볼펜과 계산서를 받으며
 연애편지를 떠올리는 것은
 서명이 아름다웠던 시절
 끝내 부치지 못했던 편지 때문만은 아니다
 함부로 불질렀던 청춘은
 라이터 없이도 불안했거나 불온했으므로
 돌이켜보면 사랑도 휘발성이었던 것,
 그래서 오색의 만국기가 펄럭이는 이곳은
 먼길을 떠나야하는
 항공우편봉투 네 귀퉁이처럼 쓸쓸하다
 초행길을 가다가 주유소가 나타나기를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 여전히
 그리운 것들은 모든 우회로에 있다


===> 분석 : 중요 포인트는 일상에서 시를 발견해 낸다는 것이다.
            연상 작용을 많이 불러 일으키는 시다.
            (주유소 - 휘발성, 주유원 - 계산서 - 연애편지)
           


 - 조용한 일 /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 분석 : 생각할 꺼리가 아닌것 에서도 기미를 발견해 내는게 시인이다.
                  이 시는 힘을 많이 빼서 특별한 기교도 없는데도 좋은 시다.
                  아무런 부담도 없으면서 곁을 주는 사물과의 교감이 돋보인다.
                    (무심히 지나치는 것에도 시가 있다.)

 

 - 도장골 시편 / 김신용

 
        -부빈다는 것

 

   안개가
   나뭇잎에 몸을 부빈다
   몸을 부빌 때마다 나뭇잎에는 물방울들이 맺힌다
   맺힌 물방울들은 후두둑 후둑 제 무게에 겨운 비 듣는 소리를 낸다
   안개는, 자신이 지운 모든 것들에게 그렇게 스며들어
   물방울을 맺히게 하고, 맺힌 물방울들은
   이슬처럼, 나뭇잎들의 얼굴을 맑게 씻어 준다
   안개와
   나뭇잎이 연주하는, 그 물방울들의 화음(和音).
   강아지가
   제 어미의 털 속에 얼굴을 부비듯
   무게가
   무게에게 몸 포개는, 그 불가항력의
   표면 장력,
   나뭇잎에 물방울이 맺힐 때마다, 제 몸 풀어 자신을 지우는
   안개.
   그 안개의 입자(粒子)들

 
   부빈다는것

 

   이렇게 무게가 무게에게 짐 지우지 않는 것

 

   나무의 그늘이 나무에게 등 기대지 않듯이

 

   그 그늘이 그림자들을 쉬게 하듯이

 


 ===> 분석 : 이 시도 미시적인 시다.
                  사소한 것에 대해 들여다 보는 것이다.
                  '안개'가 물방울이 된다는 것은 사실 봐서 아는건 아니다.
                  이슬이 맺힌걸 보고 안개가 부빈걸로 표현했다.
                  부비는 관점을 계속 진술해 나간다.

                  '스며들어' , '씻어준다'는 시어는 구체화된 표현이다.
                  '불가항력의 표면장력'은 표현이 한자어라서 좀 그렇다...

                  마지막 4 줄은 부빈다는 것에 대한 정의 이다.
                  부빈다는 것은 씻어주는 것이다.
            
         

 
   - 부처 / 오규원


 

   남산의 한중턱에 돌부처가 서 있다
   나무들은 모두 부처와 거리를 두고 서 있고
   햇빛은 거리 없이 부처의 몸에 붙어 있다
   코는 누가 떼어갔어도 코 대신 빛을 담고
   빛이 담기지 않는 자리에는 빛 대신 그늘을 담고
   언제나 웃고 있다
   곁에는 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고
   지나가던 새 한 마리 부처의 머리에 와 앉는다
   깃을 다듬으며 쉬다가 돌아앉아
   부처의 한쪽 눈에 똥을 눠놓고 간다
   새는 사라지고 부처는
   웃는 눈에 붙은 똥을 말리고 있다

 

 

 

 ===> 분석 : 이 시를 보면 사물을 정밀하게 보는게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상황의 어느 부분을 떠온듯 한 시다.
             묘사만 있고 자기 느낌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걸 오규원은 시가 된다고 한다.
             시는 감정에 호소하는게 다가 아니라 들여다 보는것도 시가 된다.
             여기서 부처는 사물로서의 부처일 뿐이다.
             자기 생각의 전달이 아니라 독자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이다.
             시는 감정에만 호소 하는게 아니고 인상적인 면을 잘 보여 주기만 해도
             좋은 시가 될 수 있다.
            

 

      그물망이 크면 작은 것이 잡히지 않는다.
      기미를 느끼는 것!
      금 간 유리장이 머리카락 묻은 걸로 오인될 수 있다.
      탑골공원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는 할머니를 보면 그 나이에도 사랑이 핀다.
            
      부정적으로 보면 그것만 보이고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다.
      고정관념은 그래서 안 좋다.

출처 : 현실참여 문인ㆍ시민 연대
글쓴이 : 대덕산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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