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전집 24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 안삼환 옮김 / 민음사 / 1999년
“처음에는 우리를 방황케 하고 오도해 놓은 다음, 나중에는 자연 자체보다도 더 까다로운 요구를 해오는 시민사회의 요청들은 이상도 하구나! 진정한 교양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파괴해 버리는 온갖 교육이 다 무슨 소용이며, 우리에게 최후의 목적지만을 제시하면서 그리로 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 못하는 온갖 교육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254쪽)
빌헬름이 이걸 깨닫기 전에, 미뇽을 가르치려 들다가 한 방 먹는 장면.
그는 그녀에게 이제 다 자랐기 때문에 계속 교양을 쌓기 위해서는 무슨 조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타일러 설명하였다. “제 교양은 이 정도로 충분한걸요”하고 그녀가 대답했다. “사랑하고 슬퍼할 만큼은 알게 됐거든요.” (228쪽)
그는 빌헬름이고, 그녀는 미뇽이다. ‘사랑하고 슬퍼할 만큼’이면 됐다. 그런데 나는, 아직 사랑하고 슬퍼할 만큼이 되지 못한 듯싶다. 혹은 사랑하고 슬퍼할 수 있는 기회를 지나쳐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교양’이라 불리는 것에 갈증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