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스님"께서 마음에 담고 계신 구절은 《화엄경 청량소》에 나오는 ‘수연무작(隨緣無作)’이다.
세상사 모든 것을 물 흐르듯이 살아야 한단다. 억지로 하려 하지 말고 인연을 성숙시켜 살아야 되더란다.
강단에 서게 된 것도 자연스럽게 마치 송곳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삐죽이 나오듯 저절로 그리 되었다고.
당신이 무엇을 하고자 해서가 아니라 주위에서 먼저 알고 길을 내주어 오늘에 이르셨다고.
인연을 거스르지 않고 삶을 순리대로 당신은 그냥 살아오셨을 뿐이라고 하신다.
"저 흐르는 물처럼,,, 수행(修行)이라는 게 좌선하고 법당에서 기도하는 것만 수행인가?
아침저녁 예불 모시는 것도 수행이고 무엇보다 순리(順理)를 따를 줄 아는 거, 그게 수행이야. "
"물 흐르듯이 나를 내 세우지 않고 삶을 이루어 가는 그게 수행이라,,, 어디 멀리서 찾을 필요 없어.
수연무작(隨緣無作)이야. 이렇게 살면 수행이고 수행하는 사람은 그렇게 살아. 인연을 따를 줄 알아야 해."
"부처님이 깨달은 게 뭐야? 연기(緣起)의 도리(道理)를 깨달은 거야.
연기는 결국 공한 거구. 공하기 때문에 연기고 연기하기 때문에 공한 거야.
양면(兩面)을 동시에 이해하고 살아가는 게 중도(中道)라.
모든 것이 인연(因緣)에 의해 존재하고 인연의 힘이 없어지면 공(空)이야.
우리의 지금 만남도 그래.
인연의 힘이 있는 동안은 이렇게 마주보고 있잖아? 조금 있다가 헤어지면 공이라.
우리는 공(空)한 진리(眞理) 속에서 이렇게 만나는 거고 만나면서도 공한 줄 알아야 해.
그래서 인연의 도리를 아는 사람은 무리하게 안 살아. 물 흐르듯이 살아. 그렇게 살아야 해!”
앞서 흐르는 물은 앞섬의 도리를 다하고 뒤에 흐르는 물은 뒷섬의 도리를 다하고.
그래서 세상은 항상 마르지 않나 보다.
딛고 선 자리를 거스르지 않으며 오직 해야 할 일을 하고 가는 선지식이 있어 얼마나 든든한지.
" 계간 <청암>지의 무비스님 인터뷰기사 '산문의 빛을 찾아서'에서 옮겨온 글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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