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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조 박사의 시론- 公心公眼이란 말

맑은물56 2011. 9. 26. 10:04

성기조 박사의 시론- 公心公眼이란 말

    公心公眼이란 말 다산 정약용의 편지글(與李汝弘)에 公心公眼공심공안이란 말이 나온다. 뜻은 모든 일을 공정한 태도로 선입견을 배제한 채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못된 선입견은 어떤 일이고 그르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 우암 송시열과 윤휴는 무척 친했다. 우암은 노론이고 윤휴는 남인이었지만 이들은 당색은 달라도 못할 말없이 다하는 사이, 그런 두 사람이 1695년 5월 효종이 죽자 계모인 자의대비(趙大妃)의 상을 3년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1년으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일어났다. 송시열은 1년을 주장했고 윤휴는 3년을 주장했는데 이는 인조의 차자로서 왕위를 계승한 효종을 적장자로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차자로 간주할 것인가 하는 중대한 문제가 결부되어 있었다. 소위 禮論예론으로 송시열과 윤휴는 이때부터 틈이 벌어졌다. 다산은 이여홍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일을 결론적으로 말하면 두 사람이 벌어진 사실은 예론 때문인데 모두 '공심공안'으로 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하고 있다. 억지로 꿰맞추는 견강부회나 조금도 태도를 바꾸지 않으려는 것은 선입견이 있기 때문인데 선입견은 잘못된 권위를 맹종하여 비판의식이 없다. 이를 염려한 다산은 편견과 오류를 조장하거나 답습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다산의 생각은 지도자들은 道도를 얻어야 하는데 모든 지도자가 도에 근접했거나 얻은 것은 아니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모름지기 도를 얻은 후에 마음가짐이 바르게 된다. 마음가짐이 바르게 된 뒤에야 덕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經學경학에 힘을 쏟아야 한다. 경학은 성현의 말씀을 기록한 책이다. 이치가 분명한데도 많은 사람들은 잘못된 학설에 근거하여 무리 짓고 파당을 만들어 이익을 도모한다고 탄식한다. 생각해 보자. 어찌 이런 일이 다산이 이 세상에 살 때만 있었겠는가? 오늘의 우리 현실을 돌아보면 자기와 생각이 같으면 한편이고 생각이 다르면 적으로 돌려 공격하는 모습이 참으로 딱하기만 하다. 이런 일이 어찌 정치계에만 있는가. 문인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문단에 광범위하게 퍼져 편 가르기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기가 막힌다. 문인들은 사람의 존재 이유와 삶에 대하여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만 앙심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글은 바로 양심의 소리를 적어내는 일이기 때문에 정직해야 한다. 정직한 삶은 마음을 바르게 하여 덕을 이루기 위함인데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문인들이 수 없이 많은 세상에서 문학인들 온전할 리가 없다. 글도 거짓이고 생각도 위선인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글 쓰는 일 자체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다면 지금까지 공부한 경전은 자신을 위하는 도구로 전락할 것이다. 문인들이 공심공안을 헌신짝 던지듯 버리고 편 가르기에 열중한다면 어느 것 하나 성하게 남을 것이 없다. 동쪽으로 가자면 서쪽으로 빠지고 꼬리를 잡으면 머리가 달아나는 세상, 목에 핏대를 올려 서로 쌈박질에 여념이 없다면 시정잡배에 버금가는 일 밖에 없다. 남의 주장을 존중하고 바른 생각에 동의하면서 마음을 합치는 세상이 사생결단을 하지 않는 화평한 사회가 될 것이다. 다산의 공심공안에 대하여 깊게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문학박사 성기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