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물의 이야기/맑은물의 이야기

미국에 있는 재우에게

맑은물56 2011. 5. 6. 15:14

급히 몇 자 적는다.

아빠의 말을 들어보니

네게 4일날 메일을 보냈다고 하더구나.

지금 현재 이번 달 월급이 4백만원도 안되어서

너의 비행기 왕복표 이백육십 여만원 사고 남은 돈은

백여만원 정도라 하니

그 나머지 돈을 모두 부친다고 하였다.

그리고 메일에 썼다는데

네가 가장 빨리 나올 수 있는 날짜를 알려달라더라.

비행기표 날짜가 6월 5,6,7일이 있다고 한다.

빨리 연락하렴.

 

재우야 건강이 가장 중요하니

건강 잘 챙기거라.

그리고 엄마와도 화합해서

잘 지내야 한다.

너의 아빠가 너와 같은 중학생이고

고모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고모와 아빠는 기차통학을 같이 했었다.

기차길을 함께 걸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그 때 고모는 네 아빠의 깊은 통찰력과 사고력에 감탄했었다.

그리고 참 많은 기대를 했었는데.... 

 

재우야,

이제 네가 가장이라 생각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말고

감정보다는 이성적으로 

판단을 잘 해서

당당하게 

너의 소신껏 행동해라.

그리고 언제나 현실을 직시해라.

너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좀 더 강해져야 한다.

 

조만간 재우를 만날 수 있겠구나.

이제 어엿한 청년이 되어 있겠지?

우리 재우가 얼마나 성숙해 있을지

자못 기대가 된다.

 

그럼 이만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한국에서

물레방아 고모가


 

--------- 원본 메일 ---------
보낸사람: 최재우<grapedog@naver.com>
받는사람 : <mul56@hanmail.net>
날짜: 2011년 5월 04일 수요일, 11시 43분 34초 +0900
제목: 고모

고모 저 재우에요

 

몸은 건강하시죠?

저도 요즈음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고있는데, 건강 조심하시고요.

그나저나 아빠랑은 연락은 하세요?

저는 어떻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계속 고모한테만 이메일을 보내게 되네요.

 

저번에 아빠가 학비만드신뒤로 돈이 없나본지, 지난달에는 생활비가 없다고하더라고요.

그래서 지난달에는 돈이 없어 생활비가 빠듯했었는데, 이젠 또 당장 4일까지 내야할집세며 여러모로 돈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빠한테 연락을 해보려했는데 전화도 불통이고, 메일도 안받더라고요.

 

아무튼, 죄송하지만 아빠한테 연락이라도 좀 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