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찌아찌아족초등학생 40여명이 한글로 표기된 찌아찌아어 교재로 수업을 받고 있다.(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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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부터 `한글교사 양성 프로그램' 운영
한글교재 `바하사 찌아찌아' 2권도 곧 완성
한글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의 표기문자로 채택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州) 부톤섬(島)의 바우바우시(市)가 한글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정한 '한글섬'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8일 훈민정음학회에 따르면 현지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자원봉사자 정덕영(49)씨와 찌아찌아족 교사 아비딘(33)씨는 한글날 이틀 뒤인 11일부터 찌아찌아족 초중고교 교사 20여명을 대상으로 한글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한국인이 한글을 전수하는 수준을 넘어 자체 교육 인프라를 갖추고 찌아찌아족 스스로 한글이란 문화자산을 후세에 전하는 첫 단계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참가 교사들은 6주간 교육을 통해 자음과 모음의 표기법, 한글로 쓰인 찌아찌아어를 읽고 쓰는 법 등 한글 교육의 기본지식을 배운다.
찌아찌아족이 모여 사는 소라올리오 지구에서는 현재까지 까루야바루 초교에서만 4, 5학년 학생 160여명을 대상으로 한글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정씨는 "다른 찌아찌아족 초등학교 4곳에서도 한글 수업을 하려는 열의가 대단하다. 지금 당장 한글 수업을 다른 학교로 확대하기는 어렵지만 한글을 교육할 인적 자원을 미리 길러 두기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씨와 아비딘씨가 1년여간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온 한글 교재 '바하사 찌아찌아' 중급편도 곧 완성된다.
정씨는 "원고를 훈민정음학회로 보내 감수를 받고 편집하는 일만 남았다. 이르면 연말부터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100여쪽 분량의 중급편은 한글을 읽고 쓰는 법을 다루는 데 그쳤던 초급편과는 달리 한글로 찌아찌아어 인사말, 자기 소개하기 등을 배워 한글 사용을 생활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부터 한글을 처음 배운 까루야바루 초교 4학년생들이 초급편 공부를 끝내고 올해 8월부터 상급반으로 진학했지만 중급편 교재가 미완성인 까닭에 5학년생 수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조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