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오천축국전' 한국서 첫 전시

'왕오천축국전' 한국서 첫 전시

•   입력시각 : 2010-12-18 10:30

 

[앵커멘트]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신라 승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1283년 만에 한국에 왔습니다.

'왕오천축국전'은 한국인이 작성한 최초의 해외여행기로 세계 최고의 여행기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김정아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장경동 석굴 사진]

1900년.

중국 둔황 지역에서 3m가 넘는 높이까지 수많은 두루마리 문서가 쌓여 있는 작은 석실이 발견됩니다.

현재 장경동이라 불리는 이 석굴 안에 있었던 4만 여점의 문서 가운데 귀중한 자료가 있었으니, 바로 신라 승려 혜초가 작성한 '왕오천축국전'.

그로부터 8년 뒤 '왕오천축국전'은 프랑스의 동양학자 펠리오에 의해 프랑스로 넘어갔다가 문서가 작성된 지 1283년 만에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인터뷰: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
"파리 국립도서관에서는 한 번도 밖으로 대출한 적이 없답니다.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도 말할 것 없이 거기서도 공개를 안 했기 때문에 세계 최초로 1300년 만에 공개가 됐다는데..."

8세기 인도의 다섯 천축국 답사 여행기인 왕오천축국전은 '개원 15년' 즉 727년에 작성됐다는 기록을 정확히 남겨두고 있습니다.

'기후가 대단히 따뜻하고 서리나 눈은 없다', '토착인들은 착하여 살생을 좋아하지 않는다'.

혜초 스님은 자신이 직접 돌아다닌 지역의 풍속과 문화 등을 이렇게 작은 두루마리 문서에 자세히 기록했습니다.

오랜 타지 여행 중에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도 오언시에 실어 함께 남기기도 했습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동서 문명 교류의 젖줄 실크로드.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 문명전의 하나로 왕오천축국전을 비롯해 중국 실크로드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모아 국내 첫 실크로드 특별전을 마련했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영향을 받은 그림이 그려진 직물이나, 정면에 왕의 얼굴이 새겨진 동로마 금화 등의 유물들은 이 지역이 동서문화의 교류가 활발한 지역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비단길을 따라가는 여행같은 전시.

동양과 서양의 문물을 교차시킨 당시 실크로드 사람들의 삶이 수천년 세월을 넘어 전시장 곳곳에 펼쳐져 있습니다.

YTN 김정아[ja-kim@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