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최석호.김진원] 언어영역은 수능에서 수험생들이 성적을 향상시키기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 중 하나다. 많은 문제를 풀고 어휘의 뜻을 암기해도 점수가 잘 오르지 않는다. 2003년부터 8년째 EBS 언어영역 대표강사로 활동 중인 강윤순(39·한국외대부속외고) 교사는 “글 읽는 방법을 모른 채 문제 유형을 외워 풀려는 생각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비문학, 글의 ‘표면’을 읽어내라
“신문 사설은 이해하는데, 비문학 지문이 나오면 어려워 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강 교사는 “전반적인 글의 흐름은 파악하지 못한 채 지문에 나온 단어 하나하나를 이해하는 데만 급급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생소한 어휘와 세부내용을 이해하려고 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글의 주제나 논리적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
비문학 지문은 글의 내용을 깊숙이 ‘이해’할 필요가 없다. 대신 지문을 읽으면서 중심화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글의 주제나 주장을 찾아내야 한다. 이후 주제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식으로 논리적 흐름을 잡아나갔는지를 파악하면 된다. 중요 접속어나 지시어를 통해 표현상 특징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게 마지막 단계다. 그는 “비문학은 내용일치, 표현상 특징, 글쓴이의 관점을 파악하는 문제가 주로 나오기 때문에 관련 유형에 익숙해지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에서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면 문제 풀이 시간이 줄어든다. 지문을 읽기 전 문제를 먼저 읽는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했다.
문학, 고정화된 ‘지식’에 얽매이지 마라
학생들이 ‘시’ 관련 문제를 많이 틀리는 이유는 시어의 의미를 무턱대고 외우기 때문이다. 강 교사는 ‘나는 그때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라는 구절을 예로 들었다. “‘빵=시련’이라고 외우면 안 됩니다. 이 구절에서 빵이 시련을 의미하는 것은 ‘눈물 젖은’이란 수식어가 있기 때문이죠.” ‘눈=순수’ ‘겨울=시련’ ‘밤=고통’ 식으로 시어의 의미를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그는 “시 문제를 푸는 기본은 화자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라며 “이후 시어와 수식어를 중심으로 시를 읽으면서 화자의 상황을 파악한 뒤 작품 속 정서나 태도를 찾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통 수능에 출제되는 소설 지문은 2200자 안팎이다. 다른 지문에 비해 분량이 많아 장면을 분할해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그 속에서 주인공이 겪고 있는 심리적 갈등 등 각 장면의 핵심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드라마 『아이리스』에 나온 사탕키스 장면을 생각해 보세요. 내레이션도, 주인공들의 대사도 없었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잖아요. 소설도 마찬가지입니다. 활자를 이해하는 데 집착하지 말고 각 장면을 떠올려 상상하는 습관을 들이면 작품 이해가 쉬워질 겁니다.”
EBS 교재 연계학습과 관련해 강 교사는 “EBS 교재는 상대적으로 엄선된 지문과 문제가 실리기 때문에 수능문제 유형을 익히기에 가장 좋다”고 말했다. 또 “특히 중위권의 경우 무조건 문제집을 많이 풀기보다 수능에 출제될 가능성이 있는 지문과 유형에 익숙해지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상위권은 『고득점 300제』 『여름방학 10주 완성』 『파이널』 『만점마무리』를 기본으로 취약 부분을 파악한 뒤, 관련 장르와 유형의 고난도 문제집으로 단점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중위권 이하 학생의 경우 EBS 기본서를 중심으로 지문과 문제 형태를 익히는 게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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