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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청년' 박용하, '희망'을 남기고 '절망'을 선택하다

맑은물56 2010. 7. 1. 15:29

'열혈청년' 박용하, '희망'을 남기고 '절망'을 선택하다

 
[OSEN=이지영 기자] 1994년 데뷔 이후 한국과 일본, 가수와 배우 사이를 오가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열혈 청년' 박용하가 앞으로의 야망과 과제를 가득 남겨둔채 돌연 세상을 등졌다.

박용하는 30일 오전 5시30분께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밤 위암 투병중인 아버지의 어깨와 등을 한참을 주무른 뒤 아버지에게 "미안하다"란 말을 남기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혼자서는 그 방을 나오지 못했다.

팬들은 물론이고 가족, 지인들까지 아무도 그의 죽음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의욕적으로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 남겨진 과제와 꿈들을 가득 품고 있었기에 '죽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소 박용하를 압박하는 상황들이 놓여있긴 했지만, 평소 박용하가 적극적이고 활발했다는 지인들은 그가 그 정도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할 만큼 나약하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다.

오히려 그 상황들은 그가 더 치열하게 살아야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는 것들이었다. 자신이 세운 요나엔터테인먼트를 키워야 했고, 배우로서 더 성장해야했으며, 위암 말기이신 아버지도 돌봐야 했다.

이런 과제들이 때때로 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또 자신의 꿈과 직결돼 있는 만큼 그가 살아야할 이유가 될 수도 있는 것들이다. 실제로 그는 죽기 전까지 그 과제와 꿈을 위해 달리고 있었다.

일본에서 투어를 하던 중에 귀국했던 박용하는 죽기 전날에도 작곡가를 만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지인을 만나 명동에서 새롭게 시작할 사업에 대해 의논했으며, 그러고도 집에 와 아버지의 팔과 다리를 주무르며 아들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앞으로 들어갈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과 의욕도 넘쳤다고 전해진다.

죽는 순간까지 시간을 쪼개며 치열하게 살다간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줄 알았기에 지인들과 팬들은 그의 '절망적'인 선택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열정적인 배우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친구였고, 치열하게 살거라고 했다" "현실을 도피할 사람이 아니다" "평소 효심이 지극한 사람이라 부모 먼저 세상을 떠날 리가 없다."

박용하는 최근 일본 음악프로그램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번 싱글 앨범을 준비하며 큰 뜻을 담고 싶었다.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고, 나 역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희망을 담고 꿈을 가지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자세로 이 앨범을 만들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열혈청년 박용하. 그는 끝내 '절망'으로 33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bonb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