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자아
글.사진 인경
관찰자아는 특정한 사건이나 상황에서
자신이 경험하는 마음현상을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자아입니다.
여기서 마음현상이란 감정, 생각, 갈망의 세 쌍둥이를 말합니다.
일상에서 우리는 자신의 마음현상을 온전히 느끼거나 관찰하지 못합니다.
자아는 어떤 목표나 의도에 휩쓸려가고
무엇보다도 상황을 관리하고 통제하는데 정신이 팔려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과 갈망을 정확하게 자각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경험내용을 자각하기 위해서는
밖으로 향하는 시선을 내면으로 되돌려서 스스로를 관찰하는
반조(返照)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린 아이가 무서운 꿈을 꾸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어떤 나무가 점점 커지더니 지붕을 뚫고 나가면서
마침내 집을 무너뜨렸습니다.
너무나 놀라서 잠에서 깨어난 어린 아이는
울면서 엄마를 찾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울지 말라고 야단칩니다.
이런 경우에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가 없고,
그곳에 접촉하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이 내면의 어린 아이는
자신이 가치없음을 느끼면서 우울해합니다.
여기서 상담자로서 엄마가 해야할 일은
그 아이의 느낌을 정확하게 이름을 붙이면서
되돌려주는 거울의 역할입니다.
아이를 안아주면서, '너 지금 무서워서 울고 있구나.'라고
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읽어주는 일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안전한 공간과 함께 자신의 감정에 접촉하게 되고
이런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접촉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관찰자아는 자신의 경험내용에 대해서
존재하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머물러, 지켜보기'라는 3단계의 명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알아차림은 대상을 의식의 표층에로 이끄는 작업이고,
머물기는 인식된 감정, 생각, 갈망에 접촉하여 충분하게 느껴보는 과정이고,
지켜보기는 그 변화의 전과정을 판단없이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때야 비로소 우리는
혼란되고 흐릿한 경험내용을 명료하게 자각할 수 있게 되고
나아가서 경험내용으로부터 분리되어서
그 본질을 통찰하는 해탈을 경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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