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라고 불리는 농부가 있었어..
평소처럼 밭을 살피러 나간 농부는..
초록 잎사귀 사이에서 빛나는 것을 보았어..
유리나 병조각인 줄 알고 허리를 숙인 농부는..
호박넝쿨에 매달린 작은 호박에게서..
무지개 빛이 나는 것을 발견했어..
아이들이 장난친 것이라 생각한 농부가..
호박의 표면을 만져 보았지만..
자연 상태의 호박에게서 보석 같은 빛이 나고 있었어..
같은 줄기에 자라는 다른 호박은 노란 빛을 띄는데..
조금 작은 크기의 그 호박만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어..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였어..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왔지만 이런 얘기는 들은 적도 없었지..
매일 아침 밭으로 나가 조금씩 자라는 무지개 호박을..
정성껏 닦아주며 지켜봤어..
마침내 호박은 아이 머리만하게 커졌어..
그때부터 농부는 걱정이 생겼어..
누가 몰래 따가버릴까봐 안절부절하게 되었지..
잠도 오지 않았어..
결국 그날밤 농부는 등불을 들고 밭으로 갔어..
한밤에 밭에 나간 것은 오랫만의 일이였어..
인기척에 풀벌레들이 숨을 죽이는 밭둑길을 걷다가..
농부는 보았어 자신의 밭 주위에서 서성이는 그림자를..
놀란 가슴을 진정하며 다가간 농부의 눈에..
한무리의 나비떼가 보았어..
그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였어..
아름다운 날개의 나비들이 자신의 밭에서 잠들어 있었어..
사실 농부의 밭은 농약을 뿌리지 않고 손으로 작업을 했어..
게다가 꼭 뽑아야 할 위치가 아니면..
잡초도 그냥 자라게 내버려 두었던거야..
그래서 다들 바보 농사꾼이라고 놀렸어..
사람들은 모두 그를 바보라고 놀렸지만..
매일 밤 그의 밭 덕분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나비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아침마다 자신의 날개비늘 하나씩을 애호박에게 남겼던거야..
잠에서 깬 나비들이 호박위에 앉았다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농부의 눈에..
호박은 무지개빛으로 더욱 빛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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