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학 강의실 '징'

시를 읽는다는 것/ 칡뫼

맑은물56 2009. 8. 5. 10:59

시를 읽는다는 것

                    칡뫼


시를 읽는다는 건

맑은 영혼과의 만남이다

 
시를 보는 것은

답답한 내 가슴에 여백을 만드는 일이다

 
시 읊조리는 소리는

삶에 지치고 지친 농부

꺾인 허리 펴면서 내 뱉는

긴 한숨 진양조 가락이다

 
시를 느낀다는 건

리트머스시험지 물들 듯  

낯선 영혼이 내 몸에 스며드는 것

 
시에 젖는다는 건

자신의 설움에 겨워 숨 죽여 속울음 우는 것

 
시를 만나려면

가식의 겉옷과 숨겨진 속옷까지 벗어 버리고

알몸이 되어야 한다

 
나는 오늘도

글자와 글자사이 행간에 몸을 뉘이고

영혼의 묵은 때를 벗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