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학의 향기

독짓는 늙은이-영화

맑은물56 2009. 6. 12. 11:09

독짓는 늙은이(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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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일 : 1969년3월4일
장르 : 문예/드라마
제작사 : 동양영화사
감독 : 최하원
출연 : 황해, 윤정희, 남궁원, 허장강, 김정훈, 김희라, 김정옥, 최봉,
김소조, 전숙
주요스탭 : 원작: 황순원, 각본: 여수종, 신봉승, 기획: 김승업, 제작: 이종벽,
촬영: 유영길, 조명: 박응선, 음악: 최창권, 미술: 김호균,
편집: 현동춘
독을 구우며 고독하게 살아 가던 송 영감(황해)은 눈밭에 쓰러져 죽어가던 옥수(윤정희)라는 젊은 여인의 생명을 구해준다. 송 영감은 옥수와 혼례식을 올리고 당손(김정훈)이라는 아들을 본다. 당손이 일곱 살이 되던 어느 날, 옥수 앞에 옛애인 석현(남궁원)이 나타난다. 옥수를 찾아 헤매던 석현은 다시는 옥수와 헤어지지 않기 위해 송 영감의 도제로 들어간다. 석현에게 떠날 것을 요구하던 옥수는 석현을 향한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석현과 야밤도주를 한다. 송 영감은 당손과 살아가기 위해 독을 굽지만 독마저 다 터져버린다. 송 영감은 당손을 부자집의 양자로 보내고 스스로 가마 속에 들어가 불에 타죽는다. 장성한 당손(김희라)은 아버지의 친구(허장강)로부터 옛날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린다. 당손이 단 한번만이라도 어머니를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을 때, 참회하기 위해 거지꼴로 그곳에 머물고 있었던 어머니가 기적처럼 당손의 눈앞에 나타난다.
“한국적인 소재를 토속적인 화면과 색감으로 가장 한국적으로 표현해낸 몇 안 되는 문예영화 중 하나”(이승훈)

황순원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문예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영화다. 아내와 자식이 떠난 후 홀로 남겨진 주인공 송 영감이 고독과 절망을 견디지 못하고 독을 굽던 가마에 들어가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영화의 줄거리로, 이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촤하원 감독은 짧은 단편소설을 장편영화로 옮기면서 원작소설을 새롭게 해석했는데, 곧 원작과는 달리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중요한 소재로 끌어들인 것이다. 여주인공 옥수가 떠나기 전까지 영화의 전반부는 젊은 여인 옥수를 향한 송 영감과 석현의 애정과 질투, 성적 욕망이 빚어내는 심리적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옥수의 성적 욕망이다. 송 영감의 욕망의 대상에 머물던 옥수는 석현의 출현으로 자신의 성적 욕망을 자각한 후 남편인 송 영감을 버리고 석현과 함께 떠난다. 물론, 스스로의 욕망을 좇은 옥수의 선택은 송 영감의 시선을 통해 도덕적으로 단죄된다. 옥수의 야반도주 이후 송 영감의 삶은 부서지기 시작한다. 독은 가마에서 깨져버리고, 어린 아들은 양자로 떠나간다. ‘그녀 때문에’ 그는 불행의 늪에 빠지고 결국은 죽음의 길을 택한다. 그 과정을 그린 후반부는 사실상 남성 멜로 드라마적 성격을 띠는데, 감정 고조를 위해 과장된 음악과 눈물 등이 빈번하게 사용된다는 점에서도 그러한 특징을 엿볼 수 있다. 1960년대 대표적인 액셕스타 황해의 무르익은 열연이 돋보이는,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제6회 (1970) 백상예술대상 여자최우수연기상(윤정희), 남자최우수연기상(황해)
제7회(1970)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미술상
제13회 부일영화상 최우수촬영상
제4회 인도국제영화제 작품대상, 인기상(윤정희)
제42회 아카데미영화제 출품
최하원(1937 ~ )


본명 최승용. 1937년생. 주로 1960년대 유행했던 문예영화 장르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던 감독이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후 1968년 황순원의 소설 <나무들 비탈의 서다>로 데뷔했다. 대표작으로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독짓는 늙은이>(1969), <무녀도>(1972) 등이 있다.

이승훈, “(한국영화걸작선) 리얼리즘 촬영 미학의 발아- <독짓는 늙은이>” (『씨네21』, 2003.12.31)
“원시적 인간감정” (『주간경향』, 197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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