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도와 말차(抹茶)
‘가루차’를 마시는 음차법이 일본 차 문화의 전유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차’하면 일본 다도茶道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말차를 배제하고는 저들의 차 문화를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다도 체험’을 매우 중요한 관광 상품으로 내놓고 있는데 차를 거의 모르는 이들조차도 일본을 여행하며 접해본 한 잔의 말차를 무슨 대단한 경험이나 한 것처럼 여깁니다.
일본 다도의 특징은, 치밀한 계산에 의한 작위적인 ‘소박함’에다가 방의 크기, 족자 하나 그리고 정원의 풀 한 포기에까지 의미를 부여하는 완벽한 형식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본 다도는 정치적으로 이용되며 발전했는데 이는 영주領主들과 무사계급을 아우르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지배자들은 다도를 통해 영주들과의 단합을 이뤄내고 무사들의 광폭함을 순화시키며 충성심을 이끌어 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일본 다도에는 집단주의적이면서도 주관적이고 맹목적인 소위 ‘무사도정신’이라는 것이 감춰져 있다는 점을 결코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통치하며 문화정책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여학교에서 일본다도를 가르쳤다는 사실은, 한반도를 영구 지배할 목적으로 자행된 실로 기막힌 저의가 숨어 있는 그야말로 가슴을 서늘케 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는 섣불리 일본 다도를 흉내 내며 말차 다법茶法을 가르치는 우리 차문화계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말차를 취향에 따라 개인적으로 즐기는 것이야 뭐라 말할 수 없겠지만 낯선 손님에게조차 무슨 대단한 것인 냥 말차부터 내놓고 우쭐해하는 일부 차인들의 모습은 차마 눈 뜨고 봐줄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말차는 찻잎의 성분 중에서 물에 녹지 않는 비타민 단백질 섬유질 등을 모두 섭취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단지 이런 이유 때문이라면 찻잎으로 나물을 무치거나 국을 끓여서 다량으로 먹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차는 생화학적인 성분과 효능이 전부가 아니요 차가 지닌 이로운 기운을 마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말차 역시 다른 차와 마찬가지로 잘 만들어진 것을 선택해서 마셔야 하며 과하게 마시거나 차갑게 해서 마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월간 Tea &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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