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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사립’ 간송미술관, ‘간송미술문화재단’ 새 출발

맑은물56 2013. 9. 3. 10:12

미술
국내 최초 ‘사립’ 간송미술관, ‘간송미술문화재단’ 새 출발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으로 국보·보물 등 수많은 문화재소장한 간송미술관(서울 성북동)이 비영리 공익법인이자 학술연구재단인 ‘간송미술문화재단’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서울 힐튼호텔에서 제1차 이사회를 열고 정식 출범했다”며 “일생을 바쳐 우리 문화재를 지켜내고 이를 통해 민족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간송 전형필 선생의 염원과 정신이 간송미술문화재단에서 꽃을 피우도록 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재단 측은 “간송미술관과 서울 방학동에 있는 간송 묘소 부지(감정가 약 110억원)를 기본재산으로 출연해 재단이 설립됐다”며 “앞으로 다양한 방법과 경로로 국민들의 참여를 통해 성장해나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간송미술문화재단’으로 거듭난 간송미술관은 그동안 1년 중 봄·가을에만 소장품 전시회를 열어왔다. 간송미술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품을 살펴보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재단 이사장은 간송의 차남인 전성우 간송미술관장(79)이 맡기로 했다. 간송미술관장은 삼남 전영우 한국민족미술연구소장(73)이, 한국민족미술연구소장은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71)이, 간송미술문화재단 사무국장은 간송의 맏손자인 인건씨가 맡았다.

재단은 기존 간송미술관(보화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바로 옆 부지에 상설미술관을 신축할 예정이다. 새 미술관은 더욱 개선된 환경에서 간송의 소장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민족문화 연구·발전을 위한 종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전인건 사무국장은 “해마다 봄·가을 두 번 열어오던 간송미술관 정기전시회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이 보화각에서 열릴 것”이라며 “특별전시실 등으로 구성될 새 미술관에서는 기획전과 특별전, 연구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외부와의 교류에 인색했던 기존과 달리 외부 유관 단체나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사업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전 사무국장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재단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전시들을 선보이는 사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또 한옥으로 남아 있는 간송 고택의 복원을 시작으로 간송 묘소를 문화공원으로 조성, 간송의 정신을 기리고 배우는 교육의 공간이자 민족문화를 향유하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간송미술관은 일제강점기 당시 간송 전형필 선생(1906~1962)이 사재를 털어 수집한 문화재를 소장·연구·전시하기 위해 1938년에 세워졌다.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의 수준 높은 소장품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