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학의 향기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맑은물56 2012. 10. 10. 21:01

상한 영혼을 위하여(고정희)

 

 

상한 갈대(내면의 존재)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으면)

밑둥 잘리어도 새순(생명력)은 돋거니(고난을 거쳐서 성숙해 지는 갈대)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고통을 피하지 말고 수용하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갈대는 뿌리가 있고 부평초는 뿌리가 없다. 고통심화)

물 고이면 꽃(영광, 결실)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부평초의 생명 원천)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삶의 방향 표지)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고통의 긍정적 수용)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부정적 현실)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흔들림 없는 의지적 공간)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고통과 시련은 거부해도 온다)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통사구조의 반복, 희망적 낙관적 의지적 태도)

 

캄캄한 밤(어려운 현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하느님같은 고통의 동반자) 하나 오고 있거니

-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갈래: 의지적, 낙관적, 설득적

성격:

생명력 또는 희망: 새순, , 등불

갈대에서 부평초로 고통을 심화시켜 두었다.

청유형 표현으로 설득하고 있다.

자연의 모습을 통해 깨닳음을 얻고 있다.

연계할 작품:

 

해설: 이 작품은 상한 갈대, 뿌리 없이 떠돌면서도 질긴 생명력을 보이는 부평초의 이미지를 통해 시련과 고통에 대처하는 바람직한 삶의 태도를 노래하고 있다. 화자는 고통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삶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고통을 함께 극복할 존재가 있다는 확신을 갖고 시련을 감내하면 우리의 삶이 더욱 견고해질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주제: 고통에 적극적으로 맞서 더욱 값진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

각 연의 요지

1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는 태도

2고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의 중요성

3고진감래의 자세로 고통을 극복할 수 있다는 깨달음

4절망적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이 존재함을 드러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