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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궁전의 추억

맑은물56 2011. 10. 20. 08:31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오늘은 언제 들어도 좋은 클래식 기타의 명곡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Recuerdos de la Alhambra)에 얽힌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알함브라 궁전은 스페인에서 바르셀로나 다음으로 큰 도시인 그라나다 시의 교외 언덕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8세기부터 15세기까지 약 8백 년 동안 스페인을 점령했던 무어인들의 빼어난 건축술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궁전입니다.
기독교 세력이 스페인을 되찾기 위해 공격해오는 가운데 무어인들의 최후의 수도였던 이 궁전은 메일 말미에 붙인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건축물의 기하학적인 문양과 아름다운 정원으로 인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의 마지막 주인이었던 무어족의 왕 보압딜(무하마드 12세)이 1491년에 국경을 맞대고 있는 까스띠아 왕국의 이사벨라 여왕(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할 수 있었던 1492년의 항해를 주선해준 여왕)에게 조공을 바치지 못하자 여왕은 보압딜 왕에게 선전포고를 합니다.
그는 전투를 해봤자 질 것이 뻔하고 수많은 군사들이 죽고 알함브라 궁전이 파괴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이사벨라 여왕에게 고분고분하게 성을 넘겨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보압딜 왕은 약 8백 년 전에 자신의 조상들이 스페인에 쳐들어왔던 길을 되짚어 쫓겨 가면서 안달루시아 지방에 있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게 됩니다.
이때 그는 산을 넘으면서 “스페인을 잃는 것은 아깝지 않지만 알함브라 궁전을 다시 볼 수 없는 것이 원통하도다”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이 곡의 작곡가 프란시스코 타레가(Francisco Tarrega; 1854-1909, 스페인의 기타 연주가 겸 작곡가)는 콘차라는 여성을 연모하였으나 그녀에게는 이미 남편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게 된 타레가는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1896년에 여행길에 올라 알함브라 궁전을 찾습니다. 그곳에서 타레가는 기타를 들고 창가에 앉아 달빛을 벗 삼아 콘차를 향한 아름다운 사랑의 세레나데를 작곡하게 됩니다. 이룰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이 명곡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곡은 가단조의 우수(憂愁)에 찬 음색으로 시작합니다. 곡 전체에 걸쳐 마치 은구슬을 뿌리듯이 관통하고 있는 트레몰로(tremolo: 음 또는 화음을 빠르게 떨리는 듯이 되풀이하는 연주기법)의 멜로디가 강약을 교차하는 가운데 3박자의 저음 아르페지오(arpegio: 분산화음)가 계속됩니다. 둘째, 셋째, 넷째 손가락을 사용하여 빠르게 기타 줄을 튕기는 트레몰로 멜로디는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는 마치 두 사람이 기타를 연주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이 곡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을 음악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타레가라는 기타 음악의 천재만이 빚어낼 수 있는 명곡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곡은 1985년에 졸랑 조페 감독이 만든 영화 “킬링필드”에도 삽입되었습니다.


그럼 이제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연주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미국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짐 그리닝거(Jim Greeninger)의 연주로 듣겠습니다. 여러 유명한 기타리스트들이 연주하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들어보았지만 제 귀에는 그리닝거의 연주가 가장 부드러우면서도 애잔하게 들리더군요.
아래의 유투브 주소를 클릭하여 그리닝거가 연주하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감상해보십시오. (연주시간 3분 49초)
 
http://www.youtube.com/watch?v=AIzKsNIRrV4
 
그리고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알함브라 궁전을 구경하지 않으면 섭섭하겠죠. 어떤 한국인 부부가 그곳에 관광 가서 찍은 사진들을 블로그에 올려놓았더군요. 아래의 블로그 사진들을 옮겨 놓았어요. 알함브라 궁전을 두루 구경해 보세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번 여름 휴가에 팩키지로 스페인을 다녀 왔어요.

오늘은 남동부 안달루시아 지역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 사진을 보여 드릴게요.

 

회랑 (지붕이 있는 긴 복도) 뒤로 보이는 붉은 건물들이

알함브라(붉다라는 뜻)예요.

 

알카사바 (요새,9-13세기에 걸쳐 건설) 쪽 입구로 들어 가면
군인 들이 머물던 막사의 터가 보여요.

 

12세기 쯤 만들어졌는데 우리나라 작은 막사 마다
우리나라 60년대와 비슷한 구조의 화장실 자리도 있어요.

 

이렇게요.

 

정말 벽이 붉지요? 석벽에 철이 많이 들어 있어 그렇대요.
왼쪽에 적이 침입할 때 굴려내려 보내던 돌들이 보이시지요?

 

내려다 보이는 곳이 알바이신 (그라나다의 옛거주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이에요.

 

궁전으로 가는 통로인데 크기도 느끼실 겸, 저희가 여기서 인사드립니다.

 

이 곳이 입구인데 소박하지요?

 

들어서면서 만난 벽의 장식이 과연 이슬람 궁전임을

알려 주는 듯 하지요?

 

왕이 집정하던 메사르 궁전 안 뜰이에요.

 

벽면의 벽토 장식이 장판 부치듯이 부친 거라는데
모서리도 전혀 이음매가 없이 얼마나 섬세하게 부쳤는지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아라베스크 (문자 ·식물 ·기하학적인 모티브가 어울려서 교차된

곡선 가운데 융합되어가는 환상적인 무늬)는 우상 숭배을 금지하여
동물의 형상을 넣지 않기 위한 아랍인의 아이디어...

 

빛을 받아 입체적이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모양이 신비로왔어요.

 

채광과 환기를 위한 창살 사이로 들어 오는 햇살이 다정이

반겨 주는 듯 했어요.

 

이 곳이 대사의 방이 있는 아라야네스의 안뜰이에요.

 

바로 옆에 연결되어 있는 여기는 사자(lion)의 중정입니다.
124개의 대리석 기둥으로 떠 받쳐 진 아케이드로 둘러싸인 이곳은

하렘(금단의 구역)으로 왕 이외의 남성의 출입이 금해진 곳이에요.
12사자가 받치고 있는 분수대를 보수 중이라 가려졌지만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찬란했어요,

 

햇빛에 비쳐 황금처럼 빛나는 모카라베스라고 불리는 종유석 장식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천정 사진을 보실 때 이 모양을 생각하며 봐 주세요.

 

아벤세라헤스의 방 입구 아치예요.

 

안에 들어 가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

표현하기 어려운 신비한 광경이예요.

 

고개를 들어 위를 보면서 수없이 쏟아져 내리는 별들 장식에

입을 다물 수 없었어요.



아케이드 아치의 사진을 참고로 천정을 상상해 주세요.

 

사진으로는 그 모습이 전혀 표현이 안 되네요. 천정은 아주 높은 돔인데 정말 천국까지 닿을 것 같은 황홀함을 느끼게 해요.

 



확대한 사진이에요. 가운데는 하늘로 연결되는 우주의 기원 같은 느낌?

 

더 확대한 사진인데 평면처럼 보여서 그래도 다양한 장식들이

좀 보이시지요?

 

이 곳은 건너 편의 자매의 방이에요.

 

종유석 장식의 천정이 �빛에 반사되어 온통 보석처럼 빛나며...

표현이 딸립니다....

 

상상의 나래로 아름다운 돔 천장을 그려 보세요.

 

밖의 정경은 평범한 기와집 같지요?



힘든 일정이었지만 삶의 경이로움에 흠뻑 젖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러분!
일상에서  삶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한 껏 느끼시는

한 주간 되세요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追記: (1) “알함브라”는 아랍어로 “붉다”는 뜻입니다.
       (2) 스페인어에서는 “h”가 묵음이므로 “Alhambra”는 “알람브라”로 발음하는 것이 정확한 발음이지만
이 자리에서는 편의상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발음을 그대로 채택했음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