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격조 높은 경지, 초의스님의 다도
評曰(평왈)
采盡其妙 造盡其精 水得其眞 泡得其中(채진기묘 조진기정 수득기진 포득기중)
體 神相和 建 靈相倂 至此 茶道盡(체여신상화 건여령상병 지차 다도진)
총평해서 말하기를 '차를 딸 때는 그 현묘함을 다해야 하고 정밀하게 만들어야 하며
참된 물을 얻어 우릴 때는 중정을 얻어야한다'
'그래야 체와 신이 서로 어울리고, 건과 영이 서로 아우러져 하나가 된다. 이에 이르면, 다도는 다한 것이다'
초의스님이 다신전을 정리할 때까지는 장원이 쓴 '다록'은 보지 못한것 같다.
만약 '다록'을 보았다면 '만보전서'에서 베꼈다고 '만보전서'를 들먹이지 않았을 것이다.
장원이 쓴 '다록'의 끝 편의 제목은 '다도'편으로 되어 있다. 이 '다도'편이 '만보전서'에는 차가 지켜야할 것인
'차위'로 제목이 바뀌어져 있다. '다신전'에도 '만보전서'와 같이 '차위'로 되어있다. 내용은 '정밀하게 만들고,
건조한곳에 보관하며, 청결하게 우려낸다. 정밀과 건조 깨끗하게 우리면 다도는 다한 것이다'고 되어있다.
장원의 다도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신적인 면보다는 중국인다운 실용적인 면을 강조하고있다.
초의스님이'차위'로 쓰여있는 그 내용에서'다도'라는 표현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우리가 생각하는 형이상학적인 '다도'와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엇을 것이다.
'차위'편에서 설명하고 있는'다도'는 차가 지니고 있는 형이상학적인 차원의 '다도'보다는 차의 위생관리,
즉 차가 지켜져야 할 것의 의미인'차위'라는 제목이 오히려 어울릴 듯하다.
그래서 초의 스님은 이 내용을 보충해서 초의 스님이 생각하고 있는 '다도'의 경지를 간략하게 간추려
'다신전'이 아닌 '동다송'이 끝나가는 29절에다 표현을 해 놓고 있다.
누가 봐도 '차위'의 내용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차원높은 선택이다.
여기서 우리나라 차의 대표적 철학 중정, 또 물인 체와 차인 신. 더 나아가 아무도 생각조차 못했던 체와 신의
다음단계인 건과 영까지 표현해 놓고 있다. 초의스님의 이같은 생각쯤에 와야 '차가 가는길'인 다도라 할 것이다.
지금 사람들이 생각하는 다도와는 사뭇 거리가 멀다. 차의 몸인 물, 물의 신령인 차가 뜨거운 물속에서 서로
어우러져 1차원적인 한 잔의 차로 태어난다. 초의 스님은 차의 몸인 물과 물의 신인 차를 마신다음 우리의 몸에서
2차원적으로 어우러지는 건과 영으로 다시 나누어 놓았다.
1차적으로는 물과 차가 서로 우려져 몸속으로 들어가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 놓는다.
이렇게 몸을 바로잡아 놓은 차는 2차적으로 몸의 아래로 내려가 하단전을 통해 하나는 땅으로,
위로는 마음 즉 정수리 숨구멍자리인 백회를 통해 하늘까지 올라간다.
사람의 몸을 중심으로 입으로 통해 마신차는 하단전을 통해 땅을, 백회를 통해 하늘을 연결시키면서
자연과 인간을 한묶음으로 묶어 대자연의 섭리와 연결해 놓고 있다.
쉽게 얘기하면 자궁에서 1차적으로 정자와 난자가 만난다.
이 정자와 난자가 어우러져 2차적으로 전혀 새로운 인간을 잉태하게 된다는 색다른 풀이를 해 놓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형이상학적이다. 새롭게 창조된 영과 건이 사람의 능력에 따라 상청경에 오르기도하고 못 오르기도 한다. 제 아무리 좋은 찻잎에 신령스런 물로 만들어 졌다해도 마시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신성의 경지에 오를 수도 있고, 하수구 물 보다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설명을 초의스님은 동다송 24절에서 '비취빛 찻물에 피어오르는 녹 향, 마시자마자 머릿속 깊이 스며'
25절 '맑고 총명함이 두루 미치고, 막힘이 없어지네'라고 했다. 그리고
30절에서 '옥화 한잔을 기울이니, 겨드랑이에 바람이 일어 몸은 가벼이 신선이 되어, 이미 하늘을 나른다'의
경지를 읊고 있는 것이다.
장원이 '다록'에서 펼쳐 보이는 '다도'와는 그 차원이 다르다는 거을 세 살 먹은 어린이가 보아도 알 수 있다.
여기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체와신, 건과영은 어찌됐든 찻잔과 주전자로 춤을 추듯 하는 손놀림이
전부 인양하는 오늘날의 다도가 아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차의 정신인 '화경청적'이나
중국의 '정행검덕'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2009.11.12. 차와 문화 中-
靜坐處茶半香初
妙用時水流花開
고요히 앉은 자리
차를 마시다 향을 사르니
묘한 작용이 일어나며
물 흐르고 꽃이 피네.
-秋史 金正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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