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만타이를 내려와 다자와호수 일주도로에 들어선다.
반시계 방향으로 돌기 시작하는데.. 호숫가에 관음상이 서 있다.
호수를 바라보며 선 관음상.
그런데 왜 이름이 히메관음상일까?
히메 = 공주, 아가씨
그건 관음상과 정확히 마주보는 건너편에 어느 동상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반대편까지 왔다.
다쓰코상.
옛날에.. 호수 근처 마을에 다쓰코라는 아름다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누구나 흠모하는 용모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더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욕망에
대관음보살에 기도를 올렸다. 더 아름답게 만들어 달라고.
그녀의 기도에 관음보살이 응답했다. 호숫가 어느 곳에 있는 샘물을 마시라고. 그러면
더 아름다워 질 거라고. 그녀는 기뻐하며 샘물을 마셨는데.. 욕심이 지나쳤다. 배가 불러와도
계속해서 샘물을 들이킨 그녀는 몸집이 부풀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함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거대한 몸집을 가진 괴물 용으로 변한 뒤였다. 그녀는 호수에 뛰어들었다.
다쓰코상이 금박을 입고 있는 건 그녀의 욕망을 나타내는 것 같다.
토와다호수의 두리뭉술한 오토메동상 여인네와 비교하면 다쓰코상은 늘씬하고
아름다운 여인네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오토메동상이 푸근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데 비해서 다쓰코동상의 금박은 왠지 위화감이 있다.
왼편 빨간 삼각형 표시가 다쓰코상이 있는 현재위치, 맞은편 위에서 세번째 빨간 점이 히메관음상이다.
마주보는 위치지만 다쓰코상은 등을 돌리고 있다.
늘씬하고 아름답고 부자(금박)이기도 한 다쓰코.
다자와호수는 일본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호수로 깊이가 423.4미터나 된다.
호수면의 표고는 해발 249미터, 따라서 다자와호수의 최고 수심지는 바다밑 174.4미터에 해당한다.
면적이 작은 것을 고려하면 대단한 수심이다.
전세계의 내수면 호수들 중에서도 17번째 수심에 해당한다. 1위는 당연히 바이칼호수. -,ㅡ
일본의 많은 호수들이 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된 것이지만, 다자와호수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아직 생성 비밀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다만, 다쓰코 전설과 연관되어 용이 등장한다는 점이 의미심장한데.. 옛날에 호수 밑바닥에서
나무가 둥치 째 솟구쳐 올라오는 일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것이 용으로 표현되어 구전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해석이 있다. 그렇다면 지표면이 가라앉아서 생성된 호수라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자와호수는 꽤 묘한 호수인 셈이다.
다쓰코상 오른편의 다자와신사.
다자와호수를 벗어나.
어느 투어팀 꽁무니에 붙어 모리오카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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