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현장]숙정문 개방…‘서울 여자 바람 나겠네’
<앵커 멘트>
동대문, 남대문,서대문은 익숙하지만 서울의 북대문은 조금 낯설죠?
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지난 주말부터 북악산이 일반인들에게 개방됐는데요.
그러면서 서울의 북대문인 숙정문을 가까이서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숙정문에는 재미있는 속설도 얽혀 있는데요 지금부터 함께 가보실까요?
최영철 기자! 숙정문이 다시 열린 게 거의 40년 만의 일이죠?
<리포트>
그렇습니다. 서울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던 북악산이 지난 1968년, 북한 무장공비들의 청와대 기습 사건 이후 폐쇄되면서 38년 동안 잊혀져 있었는데요.
다시 찾은 서울 시민들의 휴식의 공간인 북악산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청와대 뒤편 북악산 길이 시민들에게 개방되면서 서울의 북대문, 숙정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지난 1968년, 북한의 특수부대원 31명이 북악산을 따라 청와대를 기습했던 이른바 1. 21 사태 이후 38년 만의 일입니다.
<인터뷰> 신우철(67살 / 서울시 여의도동) : "사연이 많고 역사도 깊은 곳이라서 일반 등산과는 감회가 다른 것 같습니다."
이번에 개방된 등산로는 청와대 뒷산, 홍련사 입구에서 숙정문을 거쳐 촛대바위까지, 총 1.1Km구간인데요.
등산로를 따라 올라간지 10여 분, 숙정문이 나타났습니다.
<녹취> "고려시대 때부터 이곳이 왕기(왕의 기운)가 서린 산으로 주목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고요. 전면 개방은 아니지만 여러분이 지금 오를 촛대바위까지 1차적으로 개방되었습니다."
1396년 조선 태조 때 세워진 숙정문은 이후 연산군 시절 동쪽으로 옮겨져 문루도 없는 석문 형태로 개축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1976년, 성벽을 복원하면서 문루를 만들고 편액을 걸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데요.
웅장하지는 않지만 단아한 모습의 숙정문에는 서울 4대문 중에서도 유일하게 3단의 아치구조를 지닌 건축학적인 특징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나각순(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연구간사) : "아치가 들어오는 출입구부터 시작해서 가운데 큰 아치가 있고 안쪽에 또 다른 크기의 아치가 있어 세 개의 아치가 보이는 특이한 형태가 숙정문이 가지고 있는 구조상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북쪽에 지어진 숙정문은 음양오행설에 의하면 음의 기운을 띄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도성의 여인들이 스캔들만 일으켜도 숙정문을 타고 들어오는 음기가 원인이 된다는 속설이 있어 항상 문을 닫아놓았다고 하는데요.
조선 순조 때 실학자인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나라 도읍의 북쪽문인 숙정문을 열어두면 서울 안 여성들이 음란해지는 변고가 많아 굳게 닫아 이용하지 않았다.'라고 적혀 있는데요.
<인터뷰> 나각순(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연구간사) : "음을 남녀로 표현하면 여성이 되는 거죠. 그래서 북문이 열린다는 것은 바로 여성이 열린다는 뜻이기 때문에 도성 안의 사대부 여성들이 바람난다며 경계를 했던..."
북악에 오른 시민들에게는 또 하나의 얘깃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계숙(51살 / 서울시 성북동) : "엄마가 딸 대신 왔으니까 올해는 시집을 갈 수 있겠죠."
<인터뷰> 성세용(64살 / 서울시 공덕동) : "여보 조심해. 설화에 따라서 움직이지 말고..."
숙정문을 지나 촛대바위까지는 조선시대에 건축된 성곽을 따라 오르는 길이였는데요.
오랜 세월 통제된 길이다보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보기 좋게 자리 잡은 소나무 군락지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인터뷰> 서광일(63살 / 경기도 의정부시) : "도봉산이나 다른 산들의 소나무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잘 가꾸어진 것도 있고, 굽어서 노송의 면모가 그대로 있는 것 같습니다."
촛대 바위에 이르자 경복궁 앞으로 곧게 뚫린 세종로에서 멀리 여의도의 63빌딩까지 서울시내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인터뷰> 성기언(38살 / 대구시 평리동) : "여기에 오니까 기분이 상당히 좋고, 날씨도 쾌청하고...들어오지 못했던 곳에 들어오니까 너무 좋아요."
<인터뷰> 장동훈(32살 / 서울시 종암동) : "기분도 상쾌하고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총 30분 정도 소요되는 코스.
시민들은 생각보다 짧은 개방로에 아쉬움을 나타냈는데요.
내년 10월이 돼야 와룡공원에서 창의문까지 북악산 전 구간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인터뷰> 김준길(47살 / 서울시 봉천동) : "구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움이 남지만 앞으로 코스가 길어지면 딸과 함께 꼭 오고 싶어요."
600년 고도 서울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서울의 북대문인 숙정문.
닫혀 있던 시간이 더 길었던 문은 이제야 문다운 문이 되었습니다.
<앵커 멘트>
네, 주말에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 하시는 분들 계실 것 같은데요.
숙정문이나 북악산 가실 때 꼭 챙겨야 할 정보가 있습니다. 북악산은 여전히 군사 보호 지역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먼저 방문 신청을 해야하구요.
하루 4차례 총 400명에게만 공개된다고 합니다.
네, 또 가실 때는 신분증 갖고 가시는 것도 잊지 마시구요.
동대문, 남대문,서대문은 익숙하지만 서울의 북대문은 조금 낯설죠?
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지난 주말부터 북악산이 일반인들에게 개방됐는데요.
그러면서 서울의 북대문인 숙정문을 가까이서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숙정문에는 재미있는 속설도 얽혀 있는데요 지금부터 함께 가보실까요?
최영철 기자! 숙정문이 다시 열린 게 거의 40년 만의 일이죠?
<리포트>
그렇습니다. 서울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던 북악산이 지난 1968년, 북한 무장공비들의 청와대 기습 사건 이후 폐쇄되면서 38년 동안 잊혀져 있었는데요.
다시 찾은 서울 시민들의 휴식의 공간인 북악산 일대를 다녀왔습니다.
청와대 뒤편 북악산 길이 시민들에게 개방되면서 서울의 북대문, 숙정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지난 1968년, 북한의 특수부대원 31명이 북악산을 따라 청와대를 기습했던 이른바 1. 21 사태 이후 38년 만의 일입니다.
<인터뷰> 신우철(67살 / 서울시 여의도동) : "사연이 많고 역사도 깊은 곳이라서 일반 등산과는 감회가 다른 것 같습니다."
이번에 개방된 등산로는 청와대 뒷산, 홍련사 입구에서 숙정문을 거쳐 촛대바위까지, 총 1.1Km구간인데요.
등산로를 따라 올라간지 10여 분, 숙정문이 나타났습니다.
<녹취> "고려시대 때부터 이곳이 왕기(왕의 기운)가 서린 산으로 주목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고요. 전면 개방은 아니지만 여러분이 지금 오를 촛대바위까지 1차적으로 개방되었습니다."
1396년 조선 태조 때 세워진 숙정문은 이후 연산군 시절 동쪽으로 옮겨져 문루도 없는 석문 형태로 개축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1976년, 성벽을 복원하면서 문루를 만들고 편액을 걸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데요.
웅장하지는 않지만 단아한 모습의 숙정문에는 서울 4대문 중에서도 유일하게 3단의 아치구조를 지닌 건축학적인 특징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나각순(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연구간사) : "아치가 들어오는 출입구부터 시작해서 가운데 큰 아치가 있고 안쪽에 또 다른 크기의 아치가 있어 세 개의 아치가 보이는 특이한 형태가 숙정문이 가지고 있는 구조상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북쪽에 지어진 숙정문은 음양오행설에 의하면 음의 기운을 띄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도성의 여인들이 스캔들만 일으켜도 숙정문을 타고 들어오는 음기가 원인이 된다는 속설이 있어 항상 문을 닫아놓았다고 하는데요.
조선 순조 때 실학자인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나라 도읍의 북쪽문인 숙정문을 열어두면 서울 안 여성들이 음란해지는 변고가 많아 굳게 닫아 이용하지 않았다.'라고 적혀 있는데요.
<인터뷰> 나각순(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연구간사) : "음을 남녀로 표현하면 여성이 되는 거죠. 그래서 북문이 열린다는 것은 바로 여성이 열린다는 뜻이기 때문에 도성 안의 사대부 여성들이 바람난다며 경계를 했던..."
북악에 오른 시민들에게는 또 하나의 얘깃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계숙(51살 / 서울시 성북동) : "엄마가 딸 대신 왔으니까 올해는 시집을 갈 수 있겠죠."
<인터뷰> 성세용(64살 / 서울시 공덕동) : "여보 조심해. 설화에 따라서 움직이지 말고..."
숙정문을 지나 촛대바위까지는 조선시대에 건축된 성곽을 따라 오르는 길이였는데요.
오랜 세월 통제된 길이다보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보기 좋게 자리 잡은 소나무 군락지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인터뷰> 서광일(63살 / 경기도 의정부시) : "도봉산이나 다른 산들의 소나무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잘 가꾸어진 것도 있고, 굽어서 노송의 면모가 그대로 있는 것 같습니다."
촛대 바위에 이르자 경복궁 앞으로 곧게 뚫린 세종로에서 멀리 여의도의 63빌딩까지 서울시내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인터뷰> 성기언(38살 / 대구시 평리동) : "여기에 오니까 기분이 상당히 좋고, 날씨도 쾌청하고...들어오지 못했던 곳에 들어오니까 너무 좋아요."
<인터뷰> 장동훈(32살 / 서울시 종암동) : "기분도 상쾌하고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총 30분 정도 소요되는 코스.
시민들은 생각보다 짧은 개방로에 아쉬움을 나타냈는데요.
내년 10월이 돼야 와룡공원에서 창의문까지 북악산 전 구간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인터뷰> 김준길(47살 / 서울시 봉천동) : "구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움이 남지만 앞으로 코스가 길어지면 딸과 함께 꼭 오고 싶어요."
600년 고도 서울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서울의 북대문인 숙정문.
닫혀 있던 시간이 더 길었던 문은 이제야 문다운 문이 되었습니다.
<앵커 멘트>
네, 주말에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 하시는 분들 계실 것 같은데요.
숙정문이나 북악산 가실 때 꼭 챙겨야 할 정보가 있습니다. 북악산은 여전히 군사 보호 지역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먼저 방문 신청을 해야하구요.
하루 4차례 총 400명에게만 공개된다고 합니다.
네, 또 가실 때는 신분증 갖고 가시는 것도 잊지 마시구요.
입력시간 2006.04.07 (08:08) 최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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