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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 "한국사회 '터닝' 시작됐다"

맑은물56 2011. 1. 21. 09:56

조국 교수 "한국사회 '터닝' 시작됐다"

[연합] 입력 2011.01.21 07:29

'사과 아니라 토마토가 돼라'

"2012년에 입법 권력과 행정권이 다 바뀝니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일 연합뉴스와 만나 최근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를 출간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합리'와 '성찰' '공정'을 꼽고 "이 세 가지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 양 진영이 공유해야 할 가치"라면서 "합리적이고 성찰적인 보수와 진보가 자리를 잡아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분명히 진보지만 보수를 뿌리 뽑아야 할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진보라고 모두 옳은 것도 아니다"면서 "유권자의 수준이 높아졌다. 자기편이라도 합리적이지 않고 성찰하지 않으면 도와주지 않는다. 시민 수준에 맞는 진보와 보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시민의 상당수는 정치적으로는 비판적이고 진보적이지만 생활에서는 보수파로 살아가고 있다"면서 겉도 속도 빨간 '토마토'가 되지 못하고 겉만 빨갛고 속은 흰 '사과'처럼 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실망해서는 안 된다. 거대한 정치권력과 시장권력 앞에 시민은 나약해 보이지만 시민의 힘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토마토' 같은 삶을 살기 위한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환경 보호를 위해)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처럼 우선 작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또 개인이 혼자 양심적으로 사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제도 변화를 이뤄야 하는데 시민이 정치와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조 교수는 또 "시민이 정치권력에 대해서는 저항하면서도 시장 권력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검열하고 복종하고 있다"면서 대기업 등 시장 권력에 대한 시민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에 성장중독증이 있었는데 이제는 성장이 아니라 성숙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으로 생각된다"며 "터닝(turning.방향 전환)이 시작됐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최근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둘째 아들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하자 트위터를 통해 사실무근임을 밝혀 일약 '트위터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는 "진보적 학자가 보수 정치인 아들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화제가 됐다"고 자평하고 "원칙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만약 그 학생이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아들이었으면 어땠겠느냐고 질문하고 싶다"면서 "누구의 아들이냐는 의미가 없다. 그 학생이 부당하게 공격당했고 서울대의 입시 공정성에 대한 문제였기 때문에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 "야당도 문제를 제기할 때는 팩트를 갖춰야지 그렇지 않을 경우 대중이 실망하고 등을 돌린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트위터를 작년 11월부터 시작했는데 스타처럼 돼 버렸다. 트위터의 장점은 대중과 무차별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대중과 소통하는 장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님들이 (출입을 자제하고 수행에 전념하는) 하안거 동안거(夏安居 冬安居) 하시듯이 1년에 겨울 한 달, 여름 한 달은 일부러 트위터 등을 안 한다. 법학 전문서를 준비 중이어서 다음 달 한 달 동안 동안거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하지만 중요한 사건이 있으면 언제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 정치에 참여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여러 번 밝혔듯이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2012년에 보면 알지 않겠느냐"고 했다.

20일 오후 서울 정독도서관 3층 시청각실에서 열린 조국 교수의 '우리나라의 성장과 진보'를 주제로 한 '인문학자 릴레이 강연회'에는 150석 규모의 시청각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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