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법에 관한 글을 쓰다보니.
관세음보살님과 관계된 다법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숙우"라는 이름도 관세음보살님이 생각나는 듯합니다.
기다림과 성숙을 의미하는 '식힘사발'과
중생이 가진 번뇌와 괴로움을 식혀주고 성숙시키게 해주는 관세음보살님.
비슷하지 않나요? ^^..
觀音菩薩大醫王(관음보살대의왕) : 관세음보살님은 의술의 왕이시라.
甘露甁中法水香(감로병중법수향) : 감로병(정병) 안에 든 법의 향기로써
灑濯魔雲生瑞氣(쇄탁마운생서기) : 마의 구름 씻어 내고 서기가 나게 하시며
消除熱惱獲淸凉(소제열뇌획청량) : 심한 마음의 괴로움(번뇌)을 소제하여 청량을 얻게 하시네
쇄수게 (灑水偈) - 선서감상-1 참조
제 2부
1. 인드라망 잎차.
2. 비복 말차.
3. 만다라 사엽 말차.
4. 등만 잎차.
5. 은하 잎차.
6. 우담바라 잎차.
2부는 이번 발표회 제목인 인드라망 다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제석천의 궁전을 장엄하는 구슬그물이 흔들리듯
하나의 움직임으로부터 파생되는 연쇄반응들의 아름다움.
호수에 돌을 던졌을때 사방으로 일렁이는 물결처럼.
다른 물결이 생기면 또 다른 일렁임이 춤을추듯 모이고 흩어져가는 ...
구슬그물의 흔들리는 소리가 들리는듯한 인드라망이었습니다.
이번 다회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중 하나는 동양적인 느낌의 악기와 음악이 다법과 배치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국악은 조금 듣기 어렵긴하지만 서양음악과는 다른 맛과 깊이가 있는 아름다운 음악입니다.
(전통 국악의 매력은 음과 음 사이의 무음(無音)까지 음악으로 배치시킨 소리 영역의 깊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복(悲服)은 정자위에서 풍류객들이 차를 마시는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다법에서 손님들이 호방한 남정네들이었다면 매우 멋졌을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고고한 정자위에 바람에 흩어지는 거문고 연주와,
호방한 가슴을 부풀어 오르게 하는 막걸리가 생각났습니다!
[ 만다라 : 曼陀羅/曼茶羅 ]
[불교] 1. 부처가 증험한 것을 나타낸 그림. 우주 법계의 온갖 덕을 갖춘 것이라는 뜻에서 이렇게 이른다.
만다라(산스크리트어: मण्डल; मंडलः "원", "완료")는 다양한 개체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원래는 ‘본질(maa)을 소유(la)한 것’이라는 의미였으나, 밀교에서는 깨달음의 경지를 도형화한 것을 일컬었다.
그래서 윤원구족(輪圓具足)으로 번역한다.
윤원구족이란, 낱낱의 살[輻]이 속바퀴측[轂]에 모여 둥근 수레바퀴[圓輪]를 이루듯이, 모든 법을 원만히 다 갖추어 모자람이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완전함을 뜻하는 만(卍)자는, 부처님의 32길상(吉相)과 80호종(好種) 중에 하나로도 표현됩니다.
여래의 가슴에 거룩한 모습이 있으니 형상이 만(卍)자와 같고 이름은 길상 바다 구름[吉祥海雲]입니다.
마니보배 꽃으로 장엄하였고, 온갖 보배빛 갖가지 광명 불꽃 바퀴를 놓아 법계에 가득하여 두루 청정케 하고,
또 묘한 음성을 내어 법 바다를 선양하나니...
<화엄경> 여래십신상해품(如來十身相海品)
부산 광성사 <만다라>
이미 완전한 세계 만다라.
만다라 팔엽이 회전의 에너지를 강조했다면
사엽은 만다라의 사방을 색으로 표현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부산 광성사의 만다라가 생각나는 다법이었습니다.
"존재하고 있는 모든것은 연기법으로 부터 완벽한 상태이다"
연말모임 강연에서 들었던 내용중의 일부입니다.
존재하는 모든것은 과거로부터 주변으로부터 인과되어온 완전한 상태인데
우리는 왜 완전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욕망하게 되는 걸까요?
크리스탈 등염화만(燈焰華鬘)
촛불이 내면의 빛을 밝히는 등불 꽃을 떠올리게 해준다면
크리스탈은 내면에 순수하는 보석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면을 비추는 등불 꽃이 모여,
세계를 밝히는 빛의 화환을 만들다.
연인의 춤곡 은하(銀河)
친절한 금자씨에서 들어본듯한 춤곡을 시작으로
견우와 직녀가 추는 사랑의 춤곡이 한편의 러브스토리와 같았습니다.
보는동안 간절하고 애절한 러브스토리가 가슴 저미도록 슬펐고
애절함의 긴 여운이 오래 남는 영화와 같았습니다.
영산재 쌍나비춤에서 모티브를 얻으셨다는 움직임과
두 연인의 애절한 만남과 헤어짐이 아름다운 슬픔으로 남는 다법이었습니다. ㅠㅠ
나비춤
나비춤은 작법(作法)이라하며, 착복무(着服舞)라고도 하는데 이는 나비춤의 의상이 다른 의식에서 쓰이는 의상과 현저하게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곧 나비춤은 할 수 있는 의상을 입으라는 의미에서 나온 말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춤동작이 사뿐사뿐 나비처럼 움직인다는 뜻에서 나비춤이란 말이 나왔다.
애벌레가 고치가 되어 그것을 깨고 날개를 얻어 하늘을 나는 기쁨을 묘사해서 수행자(修行者)가 수도(修道) 끝에 얻는 깨달음을 상징하여 해탈무(解脫舞)라고도 칭한다.
이 춤은 모란, 작약 꽃을 양손에 들고 흰 장삼에 붉은 가사를 수하고 청, 황, 녹색의 대령을 앞뒤로 늘어뜨려 홍띠로 허리와 가슴을 잘 묶고,
치자색 낙관인 고깔이 쓰여 지는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추는 우아하고 장엄한 춤이다.
부처님께 드리는 한 의식으로서의 신업공양(身業供養)이기 때문에 관중을 의식하지 않고 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춤추는 사람(舞者)과 대중(大衆)과 부처님이 삼위일체가 되고
신구의(身,口,意) 삼밀(三密)이 되어 합일되는 과정에서 진정한 법열(法悅)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불교무용의 특징이다.
그것은 춤추는 사람(舞者)의 수행력(修行力)과 대중들의 신심(信心)을 통해서
부처님의 가피력(加被力)에 가지(加持)하는 것으로 환희의 불국토를 만드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김 능 화 (종 형)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강사
한국불교학 결집대회(2004,5,1) 발표 내용중 일부
영원의 시간, 우담바라(優曇鉢華)
우담바라(산스크리트어: उडुम्बर uḍumbara)는 불교 경전에서 말하는 꽃이다.
한자로 음역하여 우담발라화(優曇跋羅華)라고 하며 우담화(優曇華)라고도 한다.
번역하면 영서(靈瑞), 서응(瑞應), 상서로운 징험(徵驗)이라는 뜻을 지닌다.
우담바라는 나무는 있지만 평소에는 꽃이 없다가 3000년마다 한 번, 여래(如來)가 태어날 때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날 때에만 그 복덕으로 말미암아 꽃이 핀다고 한다.
우담바라는 은화(隱花)식물로 알려져 있다. 꽃이 숨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 꽃은 간절히 바라는 이의 눈에만 보일지 모른다.
또한 "무량수경"에는 "우담바라가 사람의 눈에 띄는 것은 상서로운 일이 생길 징조"라고 했다.
우담바라의 기원은 선문에 「꽃을 집어들고 미소짓는다」는 유명한 말에서 찾아볼수 있다.
석가모니가 영취산상에서 설법할 때 꽃 한 그루 집어들고 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 많은 제자와 신도들은 설법의 제일성이 터져나올 것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 군중 속에서 유일하게 수제자 가섭(가엽)만이 꽃을 집어든 뜻을 알아차리고 미소지었다.
이에 「그대만이 나의 마음을 터득했느니라. 나의 법문을 그대에게 물리리로다」했다.
이 유명한 이심전심의 꽃은 연꽃으로 알려져있지만, 이 고사의 출처인 불경에 보면 우담바라의 꽃으로 되어 있다.
3천년에 한번 꽃을 피운다는 우담바라.
3천년이란 긴 세월을 기다려 우담바라가 피는 순간을 맞이하듯
우담바라를 피워내는 과정과 염원을 볼수 있었습니다.
긴 장마, 빗소리를 들으며 시작된 다법은
어느새 공간을 가득 메우고, 우담바라 향을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담바라가 피는 순간만을 기다리던 관객은 어느새
매 순간이 우담바라 피는 순간임을 알게됩니다.
우담바라에 빠져들어보니
"영원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생각속에서 지나가는 1시간, 1분, 1초가 아니라
광대하고, 지금 그대로인, 영원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우담바라는 영원의 순간을 맛보게 해주는 선생님의 방편이었겠지만,
다법이 끝나갈즘에 '시간아 멈추어라'고 차 시연이 끝나지 않기를 얼마나 바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영원의 시간을 겪으며 '와호장룡' 영화가 생각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와호장룡을 보는것 보다, 시간의 깊이를 생생하게 경험했습니다.
인드라망 "구슬이 구슬을 비추다" 를 보면서
한편의 영화와 같은 다법들이 있었고
공간의 빛과 그림자를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순간이 영원하다는 것을 알게된 인연이 있었습니다.
차를 통해, 생활과 삶이
불교 일 수 있다는 것을 되뇌이게 되었습니다.
차 발표회를 보게된 인연과
강선생님께, 숙우회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릴 뿐입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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