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학의 향기

[스크랩] 절대고독/ 김현승

맑은물56 2010. 12. 13. 19:34

절대 고독 ㅡㅡ 김 현승 나는 이제야 내가 생각하던 영원의 맨 끝을 만지게 되었다. 그 끝에서 나는 하품을 하고 비로소 나의 오랜 꿈을 깬다. 내가 만지는 손 끝에서 아름다운 별들은 흩어져 빛을 잃지만 내가 만지는 손 끝에서 나는 무엇인가 내게로 더 가까이 다가오는 따스한 체온을 느낀다. 그 체온으로 내게서 끝나는 영원의 먼 끝을 나는 혼자서 내 가슴에 품어 준다. 나는 내 눈으로 이제는 그것들을 바라본다. 그 끝에서 나의 언어들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꿈으로 고이 안을 받친 내 언어의 날개들을 이제는 티끌처럼 날려 보낸다 나는 내게서 끝나는 무한의 눈물겨운 끝을 내 즈름 잡힌 손으로 어루만지며 어루만지며, 더 나아갈 수 없는 그 끝에서 드디어 입을 다문다 ㅡ 나의 시는. 한국의 명시 중에서



 
출처 : 현실참여 문인ㆍ시민 연대
글쓴이 : 꽃잎한스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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