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물의 이야기/맑은물의 이야기

텃밭에도 가을이 (퇴고)

맑은물56 2010. 10. 28. 20:18

텃밭에도 가을이

                            

  / 맑은물  최희영

 

 

 

모진 비바람과 뜨건 태양

온몸으로 받으며

푸른 잎 가꾸던 우리들 텃밭에

가을이 익는다 

살랑이는 가을 바람에

빨간 고추잠자리

고추밭에서 노을빛 젖어 

어디론가 길 나서고 

 

 

채소들은

가을이 깊어갈수록

아침 이슬에

푸른 빛 더 진하게 투영되어

결실의 계절

눈물 반짝이며 맞이하는

이 설레임

 

 

들깨와 수수는

미지의 꿈  통통 여물어  

경건하게 고개숙이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숙명의 그날을

의연하게 기다리며

풍요를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