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물의 이야기/고향마을

제57회 최오장

맑은물56 2010. 9. 24. 14:54

한수연우회 한솔 최오장님 석실 방문기

2007년 2월 25일


한수연우회 자문위원으로 계시는 청완 김석님으로부터 한솔 최오장님 석실을 방문하는데 시간이 가능하면 함께 가자고 권하셨다. 한솔 최오장님은 한수연우회뿐만 아니고 한국수석회 서울지역회 총무로, 그리고 수운수석회 2대회장으로 수석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이라 필자도 석실 구경을 하고 싶었던 차에 흔쾌히 동행에 합류하였다.

23일 금요일 12시 반에 종각 삼성증권 빌딩 앞에서 한수연우회 일행들과 만났다. 일행은 한수연우회 자문 원행 조상재님, 자문 청완 김석님, 회원 이희선님이시고 거기에 필자가 꼽사리 끼게 되었다. 조계사 앞에서 한솔 최오장님을 만나서 우리 일행은 차에 승선하여 한솔님 댁이 있는 분당으로 출발하였다.

종각 부근에서 데모가 예상이 되어 교통 혼잡을 우려한 우리 일행은 서둘러서 잠수교로 하여 서울 시내를 빠져나갔다. 잠수교는 비만 많이 오면 항상 방송을 타는 곳인데 덕분에 필자는 난생 처음으로 이 잠수교를 통과하게 되었으니 감회가 새롭다. 

필자의 '최근에 수석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것 같다.'는 이야기에 한솔님은 "본래는 조용히 활동하는 것을 좋아 한다. 수석계의 발전과 변화를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를 하고 싶은데 재야에서는 힘들 것 같아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조금 활동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라고 하신다. 

실상 제도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게 되면 개인적인 탐석과 수석감상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반면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뜻하지 않게 욕도 먹게 된다. 그래서 조용한 사람들은 보통 그런 자리에 나서는 것을 기피하게 된다. 수석계 전반을 위하여 노력하시는 그러한 분들은 나름대로 자신을 희생하며 활동하는 것이니 우리 수석인들이 곁에서 애쓰시는 분들을 위하여 성원하며 응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솔님은 "수석문화가 다른 분야에 비하여 인정을 받지 못하고 아직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데 수석인들 스스로도 수석문화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여야 겠지만 그와 병행하여 외부적으로도 잘못된 인식을 바꾸어 놓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석계가 여러 수석회로 나뉘어 있는 것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여 대외 활동과 한국 수석 연구를 강화하여야 한다. 나아가 수석의 유통에 있어서도 상당히 비싼 고가품도 거래되고 있는 마당에 다른 고미술품에 비하여 수석 감정에 있어서는 아주 취약한 실정인데 이런 분야를 공부하여 수석감정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싶다."고 하시며 현대수석문화 발전에 남다른 의욕을 보여주셨다.

분당 아파트에 아직 이사를 하지 않았고 모레 짐이 들어간다고 하며 이사 후에는 복잡할 것 같아서 우리 일행을 이사 전에 초대하는 것이라 하신다. 이사 하면서 수석들을 많이 정리하였고 앞으로는 강돌 200여 점, 해석 300여 점 정도만 소장할 것이라고 하시니 무조건 많이 모으려는 수석인들에게 좋은 모범을 보이신다.

우리는 한솔님 아파트에 들어가기 전에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복 층 아파트로 되어 있는 펜트하우스로 들어갔는데 아직 짐이 다 들어오지 않았지만 2층은 수석이 어느 정도 연출전시가 되어 있었다.

주로 고가구에 강돌 중심으로 연출이 되어 있었으며 전체적으로 깔끔하였고 해석은 강돌과 함께 전시하면 어울리지 않아서 다른 room에 따로 전시할 생각이라 하신다.

2층은 조명기구도 설치되어 있어 석실이라기 보다는 상설 전시장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석실 입구에는 꽤나 오래되었을 것 같은 과거 소장자들의 낙인이 여러 개 찍혀 있는 괴석도가 하나 걸려 있었는데 필자는 이러한 그림을 처음 본다.

다른 분들은 한솔님과 석담을 나누고 계셨지만 필자는 사진 촬영에 바빠서 정작 수석관련 이야기는 제대로 듣지 못하여 아쉬웠다. 

나름대로 한 30여 점 촬영을 마치고 함께 차를 마시며 석담을 나누었다. 

석실에 대략 50여 점 전시되어 있었고 앞으로 수시로 소장품을 교체해가며 전시할 계획이라고 하시니 대단한 수석 사랑이시다.

☜. 그림을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석실 입구의 괴석도


차는 중국에서 들여온 우렁차라 하며 우리는 차의 향을 음미하며 석담을 나누었다. 한솔님은 오디어 매니어이시기도 하여 LP판들을 다수 보유하고 계시고 아주 초창기의 진공관 앰프와 스피커를 갖고 계시어 곧 2층 석실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하신다.

청완님은 급한 연락이 와서 중간에 먼저 볼 일 보러 나가셨다. 나머지 일행은 계속 남아 석담을 주고 받았다. 수석과 함께 한솔님은 그림, 고가구와 고수반 등도 함께 수집을 하시며 상당히 많은 지식을 갖고 계시어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필자는 이 분야에 있어서는 무뢰한이라 이곳 탐방기에서는 잘못 기술할 것을 우려하여 생략한다.

원행 조상재님께서는 고수반에 대해서 필요한 몇 가지 사항을 메모하셨다. 석담 중에 원행님께서 좋은 말씀들을 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원행님께서는 "교통이 불편하였던 과거 우리 수석문화는 비록 적은 양의 수석을 보유하였어도 수석 하나를 하나를 깊이 있게 완상하였다.

수석의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느끼고 즐기며 또 그림이나 글과 시로도 그 감흥을 표현하며 즐겼는데 최근에는 수석의 양은 방대하게 늘었음에도 정작 감상의 질은 수박 겉 핱기식으로 많이 떨어지고 돈 되고 좋은 수석을 얼마나 많이 소장하였느냐는 외형적인 것에 중점을 두는 것 같다.

그래서 정말 뜻이 있는 수석인들은 최근의 이런 수석인들과 맡지 않아 올곧은 수석인들이 수석계를 떠나고 있어 아쉽다. 물론 최근에 좋은 수석을 많이 소장하려는 것을 모두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과거 선배들의 여유 있고 깊이 있는 수석문화의 정신세계를 본받아야 한다. 여기 뜻 있는 후배들이 그런 일들을 이어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외에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필자의 필력이 약하여 이 정도에서 마무리 하고자 한다. 한솔님께서도 수석을 감상하면 그 수석이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보며 느긋하게 미를 추구하며 감상하여야 하는데 수석들의 단점만 보며 '이 수석은 무엇이 부족하네'라고 하며 금방 지나치며 건성으로 감상하는 듯한 수석인의 태도는 무척 아쉽다고 하였다.

한솔님은 산수경석을 수반에서 고가구, 그림에 이르기 까지 아주 심도 있게 연구하며 감상하고 
계시어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최근 수석계의 유행이 해석으로 많이 치우쳐져 있는데 원행님께서 연구하시는 과거 전통 한국수석 분경과 한솔님의 산수경석의 깊은 연구는 우리 수석계의 한쪽을 떠받치어 치우침을 막고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는 바람직한 일이라 성원의 박수를 보낸다.

시간이 한참 늦어지고 이희선님은 7시 반에 시내에서 약속이 있고 원행님과 한솔님은 서울해석회 심재석님 댁을 방문하기로 약속되어 있다. 필자는 심재석님 댁 방문이 예정에 없었던 일이라 괜한 폐를 끼칠 것 같아 이희선님과 함께 귀가하기로 하였다. 우리 일행은 6시반 경에 한솔님 석실을 나섰다. 

한솔님은 이희선님과 필자를 댁에서 가까운 분당선 보정역에 내려주셔서 우리는 서로 작별을 하고 필자는 이희선님과 함께 귀가하였다. 이 자리를 빌어서 바쁜 시간을 할애하여 강돌 수반석에 대한 진수를 보여주신 한수연우회 한솔 최오장님께 감사 드린다.

소장석 감상




1층 거실 전경

아주 살림이 입주하지 않은 상태이다.







2층 석실 전경

석실이 상설 전시장처럼 깔끔하게 꾸며져 있다.




2층 베란다

역광이 비치어 실내가 어둡게 나왔다. 베란다에 수석들이 양석중에 있다.




수석과 다기세트들

오래된 다기세트장이 보이고 실지로 다기 세트로 차를 다리며
손님을 접대한다.




수석과 LP판들

오디어 매니어이신 한솔님은 LP판을 다수 보유하고 계셧다.




옥석

빛이 통과한다는 중국에서 온 옥석, 빛 투과율이 일반 암석보다 높은 듯 하다






장식장의 수석들

장식장의 수석들이 충분한 여유 공간을 갖고 연출되어 있었다




기념사진

석실에서 차 한잔 마시며 함께 기념촬영, 역광으로 아쉽게 좀 어둡다.
좌측부터 한수연우회 이희선님, 자문 청완 김석님, 한솔 최오장님, 자문 원행 조상재님
그리고 촬영 참수석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