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스크랩] 시조창이란 무엇인가?

맑은물56 2010. 9. 7. 10:21
천상의 소리, 천년을 흐르는 노래

시조  classical art song


 시조의 유래와 종류


 


 

먼저 시조의 유래에 대해서인데 시조창이 예외 없이 가곡(歌曲)에서 부르는 시조시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기원이 오랜 것 같아도 그건 아니고, 시조창의 형식이 고정되기는 조선조 영조(英祖) 때 가객(歌客) 이세춘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영조 때 학자요 문인인 석북(石北) 신광수(申光洙)의 석북집(石北集) 관서악부조(關西樂府條)에 [一般時調長短, 來自長安李世春]이란 시구(詩句)로 비로서 시조라는 명칭과 그 창시자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일반 시조에 장단을 안배한 것은 장안으로부터 온 이세춘에게서 비롯한다.]는 것인 바 시조의 발생을 대개 영조 때로 보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시조의 최초 악보로서는 <구라철사금보(歐邏鐵絲琴譜)>에 시조라는 곡명으로 양금보가 전하고 있다. 구라철사금보는 정조 때 지어진 양금 악보이다.

시조의 종류에 대하여는 사람에 따라 나누는 방법도 다르고 따라서 가지 수도 약간 들고 나지만 대개 다음과 같이 보는 것이 지극히 타당할 것 같다.

영조 때 이세춘이 비롯했다는 시조창은 물론 오늘의 평시조에 해당하고, 그 구라철사금보의 소수의 시조보도 평시조의 악보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시조창도 그간 긴 세월을 지나오는 동안 최초의 원곡 이외에 몇 개의 변화형이 파생하여 현재에 보듯 하는 10여 종을 이루고 있다.

평시조는 여러 가지 시조창의 근본이자 고형(古形)으로, 시조시 45자 내외의 단형(短形) 시조를 부르던 것이 그후 많은 변화형이 발생함으로 말미암아 그 시조란 명칭은 시조창의 범칭이 되고, 최초의 단일곡이던 시조창은 기본 시조 또는 비교적 평탄한 시조라는 뜻에서 평시조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평시조에 있어서도 지역적 배경으로 경제(京制)와 향제(鄕制)의 분별은 있으니 이것은 가곡이나 가사와는 또 다른 시조의 지방적 특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서울 중심의 경제의 평시조에 있어서는 그 중간 둘째 장단, 넷째 장단, 넷째 박, 다섯째 박에서, 그리고 동장 첫장단, 첫 박, 둘째 박, 셋째 박에 높은 속소리를 쓰고 있는데 반하여 지방의 향제에 있어서는 경제에서 속소리로 내는 목을 전혀 속소리를 쓰지 않고 평성(平聲)으로 대이는 점이 크게 다르고 장단에 있어서도 다소 차이가 있다. 먼저 경제 평시조의 장단을 보면 초장 5박-8박-8박-5박-8박, 중장 5박-8박-8박-5박-8박, 종장 5박-8박-8박-5박-8박(실은 1박), 실박수(實拍數) 87박이요, 다음 향제 평시조의 장단은 초장 5박-8박-8박-8박-5박, 중장 5박-8박-8박-8박-5박, 종장 5박-8박-8박(실은 6박)으로 실박수는 역시 87박으로 떨어지고 있어 장단의 내용의 차이는 있으나 실제의 박수는 양쪽이 다 같은 것은 퍽 재미있는 사실이다.

중허리시조의 이름은 가곡의 중허리 즉 중거(中擧)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시조에 있어서의 중허리시조의 그 명칭과 형식을 습용(襲用:계승하여 쓰다)한 것으로 믿어진다. 전체적인 곡태(曲態)는 경제 평시조와 거의 같게 되었으나 다만 초장 셋째 장단 첫박에서 넷째 박까지를 속소리로 들어서 부르는 것이 다를 뿐이다. 중허리의 이름은 그래서 붙여진 것이다.

지름시조는 시조창의 첫머리를 고음(高音)으로 질러 내기 때문에 그런 이름으로 가곡의 두거(頭擧) 또는 삼수대엽(三數大葉)에 비길 수가 있다. 고(故) 이주환님은 이 지름시조를 일러 특히 평(平)지름시조로 명명하여 여창지름시조, 사설지름시조 혹은 우조지름시조와 구별하고 있으나 필자의 의견으로는 의도는 충분히 알겠으나 이름 자체는 잘된 이름이라고 좌단(左袒)하기가 어려운 입장이다. 평과 지름은 아예 상반되는 개념에 속하는데 그를 묶어서 평지름시조라 부르는 것은 너무 무리인 것 같고 그래서 무의미하기까지 하다는 견해이다. 그러면서도 그가 평시조로 부를 수 있는 단형시조로서 되도록 그 내용이 장엄하고 호기롭고 또는 지극히 통분한 것으로 초장만을 높게 부르고 중장과 종장은 평시조와 같이 부르는 창법 이라는 정의는 요령을 얻어 간결하면서 매우 함축 있는 풀이라고 감심하고 있다.

여창지름시조는 이름 그대로 여자의 목을 위한 여성(女聲)의 지름시조가 되는데, 대개 남자의 지름시조와 같이 고음으로 질러 내지 않고 초장 둘째 장단 첫박에서부터 셋째 장단 끝박까지를 높은 목으로 들어 내는 것이 다르다. 규원(閨怨)의 애절한 내용의 사설을 부르기에 적합한 여성적인 창법이라고 고(故) 이주환님이 갈파하였는데 과연 정곡을 찌른 평언이라고 생각한다.

 

평 시조

중거 시조

평-중거 지름시조

우조 시조

사설-우조지름시조

사설시조

시조창법

사설(辭說)시조는 비교적 자수(字數)가 많은 이른바 장형(長形)시조를 장단이나 한배를 늘이지 않고 평시조의 규격에 얹어 부르는 것을 특히 이르고, 장형시조와 단형시조의 중간을 걷는 시조시를 부르는 것을 따로 반(半)사설시조라고 일컫는다. 사설시조로 부르기에 가장 적합한 자수를 들면 다음과 같다.

초장 첫 장단 8자 둘째 장단 9자 셋째 장단 10자 넷째 장단 8자 중장 첫 장단 6자 둘째 장단 17자 셋째 장단 19자 넷째 장단 8자 종장 첫 장단 6자 둘째 장단 16자 셋째 장단 7자

이로써 보면 초장은 42자, 중장은 53자, 종장은 39자로 된 것이 가장 호적한 것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이주환님의 사설시조 30수를 평균한 자수에 불과하고 각 장단에 있어 2, 3자의 가감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태도를 밝히고 있었다. 지름시조는 경판(京版) 경제를 이르고, 사설시조는 남도에서도 그 완조(完調).완제(完制)를 일러 전라도를 쳤는데, 기실 사설시조는 향제의 멋있고 자랑스런 창법임에 아무도 이론이 없을 것이다.

사설지름시조가 있다. 한 말로 시조, 시조창이라고 하여도 시조창의 정도를 걷는 본격(本格)의 그것이 있고, 한편 시조창의 격식을 많이 이탈한 이른바 변격(變格)의 시조가 있다. 전자에 속하는 것에 평시조. 지름시조. 여창지름시조. 사설시조 등을 들 수 있고, 후자에 속하는 것으로 사설지름시조.휘모리시조 갈은 것을 들 수 있다. 사설지름시조란, 말이 많은 지름시조란 뜻으로, 대개 초장 첫머리를 지름시조로 질러 내되, 초장 중간 또는 중장 중간에서 잡가조의 빠른 3박자로 부르다가 종장은 역시 평시조 종장과 같이 종결하는 창조(唱調)이다. 사설지름시조를 달리 수잡가(首雜歌)로 부르기도 하는데 사실 시조 편이기보다 잡가에 가까운 것이다.

끝으로 우조(羽調)와 우조지름시조란 것이 있다. 시조창의 음조는 모두 계면조(界面調)로 되어 있는데 반하여 우조시조, 우조지름시조는 함께, 우조 즉 평조(平調) 음조로 된 것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서울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불리었는데, 그리 보편화된 시조는 못된다고 보아야 옳다.

시조의 정의와 형식

시조시(時調詩)는 근 천년 이 겨레의 심지성정(心志性情)을 읊어 온 우리 나라 고유의 시가이다. 오늘 이 시조시에 대하여 해석이 구구한 것 같다. 그러나 시형(詩形)이 오래됐다고 여기 담은 내용까지 진부할 까닭은 없다. 생활이 복잡하고 감정이 풍부하다 하여 시조 시형이 부적(不適)하기는 커녕 그 정수를 현하는데 시조의 정신이 있을 것이다. 시조창(時調唱)도 마찬가지로 선율의 변화가 적고 박자가 지완(遲緩)하다 하여 논의가 없지 않으나 오히려 우리들의 정서와 호흡에 가장 적당한 율조(律調)가 곧 시조창이다. 이에 시조창이 다른 성가(聲歌)와 달리 날로 성창(盛唱)함은 얼마나 우리의 심지(心志)에 상통하여 평화를 사랑하고 풍류를 좋아하는 유장(悠長)한 정서를 잘 표현하였나를 능히 추찰(推察)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인용이 너무 길었지만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된 시조창의 범사(範師) 이주환(李珠煥)님의 <시조창의 연구> 가운데 [시조창 소고]의 서론을 얼마 빌린 것이다.

시조를 문학적 측면에서 보면 시조시요, 이를 음악적 측면에서 다루면 시조창인 것은 새삼스레 설명이 부질없을 것이다. 앞으로 이 강(講)에서 취급하는 시조 또한 그 시조창일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가곡같이 5장이 아니고 3장으로 구분되었으며 대개 무반주로 불리우는 단순한 성악이다. 가곡에 비하여 장식음이 적고 그대신 꿋꿋하고 무거우며 그 미묘한 다이내믹을 그 생명으로 한다.
는 것이 이혜구 박사가 보는 시조의 특징이다. 위에서도 많이 인용한 바 있는 고(故) 이주환님의 <시조창의 연구>에서 일컫는 시조의 가치론을 보면

첫째 여럿이 돌려 부르는 재미와 부르는 이에 따라 내용이 다른 서로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출처 : 운현시조교실
글쓴이 : 유강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