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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람들> 백제 5악기 복원..이숙희 국악원연구관-연합뉴스

맑은물56 2010. 6. 8. 20:28
<사람들> 백제 5악기 복원..이숙희 국악원연구관
  "백제악기 복원, 무에서 유 창조..남은 과제 많아"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백제금동대향로에 새겨진 조각상을 토대로 백제 시대의 악기를 복원했다는 점이 이번 작업의 가장 큰 의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완전히 복원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 남은 과제가 많아요."
국립국악원은 8일과 9일 국악원 우면당에서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에 조각된 악기를 복원해 일반인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2010년 창작악단 제76회 정기연주회 대백제의 숨결'을 연다. 이번에 선보이는 악기는 완함, 배소, 북, 가로로 긴 현악기, 세로로 부는 단관악기 등 5개다.

  
이숙희 국립국악원 악기연구소 학예연구관(사진=국립국악원)

이 다섯 악기를 복원하는 전담팀에 참여한 이숙희 국립국악원 악기연구소 학예연구관을 7일 오후 서울 국악원에서 만났다. 이 학예연구관은 다섯 악기를 복원하는 데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아직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악기 복원은 기존 악기와의 관련성 검토, 문헌 혹은 조각에 나타난 대로 악기 제작, 이를 연주할 수 있도록 재설계, 복원된 악기를 역사의 실존하는 악기로 남기는 것 등 크게 4단계로 진행되는데 백제의 다섯 악기는 이 중 3단계에 머물고 있기 때문.

   작년 4월 국악원과 충남도가 다섯 악기의 복원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전담팀이 꾸려져 본격적으로 복원 작업에 착수했지만 백제 시대 악기에 대한 국내 자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남아있는 자료라고는 백제금동대향로에 새겨진 조각상과 삼국사기의 일부 문구가 전부였다.

   결국 이 학예연구관을 포함한 8명의 국악기 전문가들은 백제 문화가 남아있는 중국과 일본에서 관련 자료 찾기에 들어갔다. 이들은 중국의 수서, 북사, 통전, 구당서, 일본의 유취삼대격, 일본후기 등을 참고하며 악기 복원의 1단계와 2단계를 거쳤다.

   연주할 수 있는 악기로 제작하는 3단계 들어서는 연구원들 사이에 격렬한 논쟁도 오갔다. 특히 다섯 악기 중 북과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가로로 긴 현악기 등 두 가지 악기에 대한 논쟁이 가장 뜨거웠다고 한다.

   "한 번은 '가로로 긴 현악기의 줄이 몇 개였을까?'를 두고 2∼3시간 논쟁이 붙기도 했어요.(웃음) 백제금동대향로에는 '간단하게' 두 줄로만 표현됐거든요. 결국 금(琴)과 가장 비슷했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와 7현으로 만들었습니다. 북의 경우 타악기가 아니라 관악기라는 의견이 있어 논쟁이 벌어졌고요. 하지만 그 논쟁 가운데에서도 백제의 고유성을 지킬 것, 악기의 모습이 조각상의 형태와 유사할 것, 정체성이 불분명한 악기는 추후 수정 가능할 것 등의 원칙은 분명하게 있었죠."
3단계까지 오는 동안 북 3개, 배소 2개, 세로로 부는 단관악기 2개, 완함과 가로로 긴 현악기 각각 1개씩 모두 9개의 악기가 만들어졌다가 사라지고 다시 수정되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그는 전했다.

  
백제금동대향로(자료사진)

악기 복원 작업과 별개로 이 악기를 사용한 작곡 작업도 진행됐다. 8일과 9일 공연에서는 '영기'와 '백제의 꿈' 등의 실내악, '백제인에게 쓰는 편지'와 '백제인의 미소' 등 관현악곡이 연주된다.

   이 곡은 모두 현대 국악 작곡가들이 새롭게 만든 것으로, 9월과 10월 충남 공주와 부여 일대에서 열리는 '2010 세계대백제전'의 개막식과 폐막식에서도 연주될 예정이다.

   "다섯 악기의 성격을 학술적으로 좀 더 명확히 하는 작업이 아직 남았으니 끝난 게 아니죠. 또 이 악기를 포함한 고악기의 연주 방법론을 개발하고 연주회를 여는 등 해야 할 일이 많아요.(웃음)"
engine@yna.co.kr
(끝)
출처 : 원효사상
글쓴이 : 법광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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