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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숙희 국립음악원 학예연구관 "대백제의 숨결 공연에 긴장"

맑은물56 2010. 6. 9. 11:11

 

 

향로속 백제악기 1500년만에 복원
이숙희 국립음악원 학예연구관 "대백제의 숨결 공연에 긴장"

"늦었지만 백제금동대향로의 5악사 악기를 복원해 가슴 뿌듯합니다."

상상 속에 머물던 백제 악기들에 살아 있는 숨결을 불어넣은 이숙희 국립음악원 악기연구소 학예연구관(50)은 8일 감격에 겨운 모습이었다. 9일까지 이틀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리는 공연 `대백제의 숨결`을 준비하느라 그의 목소리엔 긴장감마저 서려 있었다.

이번 공연은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에 조각된 다섯 명의 악사가 연주하는 악기를 복원해 일반에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1500여 년 동안 잠들어 있던 백제 선율이 드디어 깨어나는 자리다. 이숙희 연구관은 지난 1년여 복원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1993년 백제금동대향로 출토 이후 백제 것이냐 중국 것이냐는 논쟁이 계속됐어요. 이 때문에 악기 복원이 지난해 4월에서야 시작됐습니다."

백제금동대향로에 새겨진 완함 연주모습.
이번 공연에 선보이는 악기는 향로에 조각된 대로 완함, 배소, 북, 가로로 긴 현악기, 세로로 부는 단관악기(종적) 등 5개다. 그러나 실제 복원돼 무대에 오르는 악기는 3개다. 현악기는 줄을 몇 개로 할 것이냐는 검증 과정이 남아 있으며, 배소는 제작됐지만 연주에는 불편해 다른 악기로 대체했다.

"향로에 조각된 악사 한 명의 크기가 손가락 한 마디에 불과할 정도로 작아 복원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보이는 것과 문헌상의 괴리로 절충해야 했어요."

백제 현악기는 전승된 것이 없어 고증에 어려움이 작지 않다. 결국 상상력을 입혀야만 악기 복원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악기 `북`의 경우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향로를 유심히 바라보면 북을 치는 자세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이 논란의 불씨다.

"북의 경우 타악기냐 관악기냐는 논쟁이 여전해 풍금과 아코디언 형태, 북, 목탁 등 세 가지 형태로 제작했고 세 가지 버전이 무대에 올라갑니다."

복원 과정에서 북 3개, 배소 2개, 종적 2개, 완함과 가로로 긴 현악기 각각 1개씩 모두 9개의 악기가 만들어졌다가 사라지고 다시 수정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다섯 악기에 대한 정체성 규정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어요. 실제 제작에는 요즘 쓰는 대나무와 오동나무, 느티나무 등을 사용해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악기 복원의 원칙은 우선 보이는 대로 만들되 소리가 나야 하며 역사적 자료와 일치해야 한다. 이 연구관은 "다섯 악기의 성격을 학술적으로 좀 더 명확히 하는 작업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악기 복원 작업과 별개로 이 악기를 사용한 작곡 작업도 병행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되는 `영기`와 `백제의 꿈` 등은 모두 현대 작곡가들이 새롭게 만든 창작곡이다.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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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8 17:46:16 입력

출처 : 원효사상
글쓴이 : 법광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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