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기
조주스님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습니다. "한 물건도 없을 때, 어떻게 해야합니까?" 조주스님은 대답하였습니다. "내려놓게."
여기서 무엇을 내려놓으라는 것인가요? 하나는 한 물건도 없다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이것이 바로 번뇌입니다.
처음 수행을 할 때, 우리는 잠시도 쉬지 못하고 번뇌들과 대항하여 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좌절만을 경험합니다. 번뇌란 마음 현상이고 마음은 인연을 따라서 일어납니다. 그 자체로는 실체가 없습니다. 이것을 없애려는 노력은 필연적으로 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무엇인가 구하고, 어떻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곧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것, 이것이 최상의 묘책입니다.
깨달음과 진리는 스스로 찾아오는 것이지 내가 챙겨서 쟁취하는 무엇이 아닙니다.
들숨과 날숨이 의식의 지평위에 스스로 드러나도록 존재하는 그대로 경험 그 자체를 어떤 판단도 하지 않는 채로 그냥 허용하면서 지금까지 익숙한 인위적인 모든 노력을 내려놓는 것, 이것이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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