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as & Promessa / Katia Guerreiro
영화가 끝나고 한참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감동이 지속되고 있어서도 아니고..
애써 만든 이들의 이름을 살피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짝을 지어 나가는 커플속에서 자신만 혼자였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영화를 즐기는 사람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주말저녁에 혼자서 영화를 보는 것은..
약간의 용기도 필요한 일이었다..
매번 친구를 설득해서 영화를 볼 수도 없는 일이라서..
어느 정도는 혼자 영화 보는 일에 익숙해졌지만..
영화가 끝나고 스크린이 밝아지는 시간이 되면..
왠지 모를 어색한 공기에 자신도 모르게 주춤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모두들 나갔다고 생각되는 순간에..
저만치 혼자 앉아있는 사람이 보였다..
일행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두리번거리며 머뭇거리다가 눈이 마주쳤다..
어색한 분위기에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
마지막으로 극장을 빠져 나오면서..
자신도 모르게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 영화 좋아하세요? "
갑작스런 질문에 어리둥절 하던 여자가..
보일듯 말듯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 다음에는 무슨 영화 보실건가요? "
여전히 당황해하는 표정으로..
낯선 질문자를 쳐다 보고 있었다..
" 만약에 다음에도 혼자라면, 같이 영화 보실래요? "
" ... "
" 혼자 영화 보는 것이 좀 그래서.. "
" 같이 영화만 보는 친구가 되고 싶어요.. "
그제서야 말뜻을 이해한 여자가 친근하게 웃었다..
극장밖은 이미 어두워졌고 주말 분위기가 깔리고 있었다..
" 시간 있으시면 ' 영화만 같이 보는 친구 '에 대해 좀 더 얘기하고 싶은데.. "
대답대신 그녀가 쓰러질듯이 웃었다..
영화처럼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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