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장석남
동백꽃이 피었을 터이다
그 붉음이 한 칸 방이 되어 나를 불러들이고 있다
나이에 맞지 않아 이제 그만 놓아버린 몇 낱 꿈은 물고기처럼 총명히 달아났다
발 시려운 석양이다
이제 나는 온화한 경치처럼 나지막이 기대어 섰다
아무도 모르는 사랑이 벽을 두른다
동백이 질 때 꽃자리엔 어떤 무늬가 남는지
들여다보는, 큰 저녁이다
문 없어도 시끄러움 하나 없이
들끓는 방이다
출처 : 삶을 시처럼 시를 삶처럼
글쓴이 : 유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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