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물의 이야기/맑은물의 이야기

곰취

맑은물56 2009. 9. 4. 13:24

 

 

 

 

곰    취

                                                  맑은물 최희영

 

 

 

 

여름이 가는 길목에서

청량한  웃음 띠우며

태고적 금빛 그리움 싣고

너는 내게로 왔다.

 

지난 봄날

낯선 이곳 화단 가에서

잎사귀에 둥근 세상 그리며

향기 머금고

고개 갸웃이

가난한 내 가슴에

파릇하게 자리하더니

 

비바람 몰아치던

여름날의 폭풍우에 꺽이지 않고

뜨거운 태양 아래 갈증 이기고

무자비한 사람들의 발자국에도

 뿌리 버티고 살아남아

이웃들과 도란 도란

이야기 탑을 쌓으며

나와 함께 빛나는 가을을 맞는다.

 

이제는 먼 길 돌아와

스러져가는 고향 잊어버리고

내가  살아야 하는

이 소중한 삶의 언덕에서

두 손 모아  절하며

고요히 아침 이슬 받아 씨를 뿌려라.

 

가도 가도 끝없는 

언제나 푸른 언덕에 

꽃으로 피어나는

향기로운  내일을 위하여.

 

 2009.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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