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湖四時歌(강호사시가) 작 자 : 맹 사 성
江湖(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興(흥)이 절로난다. 濁 溪邊(탁료계변)에 錦鱗魚(금린어)ㅣ 안주로다. 이 몸이 閒暇(한가) 옴도 易君恩(역군은)이샷다.
江湖(강호)에 녀름이 드니 草堂(초당)에 일이 업다. 有信(유신)한 江波(강파)는 보내나니 바람이로다. 이 몸이 서늘해 옴도 易君恩(역군은)이샷다. 江湖(강호)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잇다. 小艇(소정)에 그물 시러 흘니 띄여 더뎌 주고, 이 몸이 消日(소일) 옴도 易君恩(역군은)이샷다.
江湖(강호)에 겨월이 드니 눈 기픗 자히 남다. 삿갓 빗기쓰고 누역으로 오슬 삼아, 이 몸이 칩지 아니 해옴도 易君恩(역군은)이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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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불(古佛) 맹사성 대감은 효성이 지극하고 청렴하여 청백리로 추앙을 받았던 인물이다. 벼슬이 좌의정에까지 올랐지만 그는 소탈하고 조용하며 엄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비록 벼슬이 낮은 사람이 찾아왔더라도 반드시 공복(公服)을 갖추고 대문 밖에까지 나아가서 맞아들여 윗자리에 앉혔다고 한다. 돌아갈 때에도 역시 공손하게 배웅하여 손님이 말을 탄 뒤에야 들어왔다. 집 밖을 나설 때는 소를 타고 다니는 등 남루한 행색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재상인 줄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영남에서 녹사 자리 취재시험보러 가는 어떤 선비와 여관에서 하룻 밤 새며 나눈 공당문답은 고불의 인간미를 전해 주는 정다운 이야기이다.
고불; 어디서 왔는공? 선비; 영남에서 왔당. 고불; 어디로 가는공? 선비; 한양 간당. 고불; 뭐하러 가는공? 선비; 녹사 취재하러 간당. 고불; 내가 시켜줄공? 선비; 놀리면 안된당.
후일 면접시험관 자격으로 맹사성이 묻는다.
고불; 그 간 잘 있었는공? 선비; (고개 들어 고불대감을 알아보고) 죽여주사이당.
이 선비는 녹사에 취직하고 나중에 좋은 관리가 되었다 한다.
맹사성이 살았던 맹씨행단(孟氏杏壇)
원래 이 집은 고려 말 최영 장군의 집이었다고 한다. 이웃에 살던 맹사성의 사람됨을 눈여겨본 최영 장군이 그를 손녀사위로 삼고 집까지 물려주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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