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술 따라잡기

다산의 개변(改變)과 오바마의 Change / 박석무

맑은물56 2009. 2. 23. 12:43

다산의 개변(改變)과 오바마의 Change


지금부터 한 달 전의 일입니다. 200만의 축하객들이 모인 미국의 대통령 취임식은 장관임에 분명했습니다. ‘변화(change)'라는 화두에 모두가 감격하면서, “그렇고 말고요,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Yes, we can!)"라고 화답하는 미국 국민들 역시 위대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전쟁을 평화로 바꾸고, 야만에서 품위 있는 내용으로 바꾸자는 오바마의 외침은 분명 모든 인류에게도 공감을 일으켜, 취임식이 있었던 1월 20일 전후로 전 세계가 일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 명백한 사실입니다.

지금부터 200년 전에 우리의 위대한 실학자 다산 정약용선생도 ‘변화’ 없이는 나라는 날마다 썩어갈 수밖에 없다고 분명히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다산의 외침은 전 세계는 고사하고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았고, 소수의 학자들만이 읽어보면서 참으로 옳은 주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법을 고칠 수 없고 제도를 변화시키지 못함(法之不能改 制之不能變)”은 당국자의 어짐과 어리석음에 달려 있는 것이지 하늘의 이치가 애초부터 고치거나 변화시키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고 명확하게 천명했던 것입니다. 다산의 ‘개변(改變)’이야말로 오바마에게 있어서의 Change임이 분명합니다. 환호작약하는 전 세계인들의 모습에서 다산은 왜 그렇게 쓸쓸하게 있어야만 하는가에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우리라고 고치고 변화시키자는 이야기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혁’의 목소리가 요란하였고, 온갖 법과 제도를 개혁하자고 소리쳤지만, 지나고 나면 오히려 개악(改惡)한 것만 더 많았던 것이 우리의 비극이었습니다. 변화를 갈망하는 미국의 국민들처럼, 우리는 변화의 주인공을 선출해내지 못한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링컨·루스벨트·케네디를 대통령으로 뽑아낼 능력이 있는 미국 국민들 때문에 오늘의 미국으로 끌어올렸지만, 우리는 그에 미치지 못한 점이 아쉬울 뿐입니다.

오바마가 링컨·루스벨트·케네디를 모델로 여기며 변화를 외쳤듯이, 다산은 요순(堯舜)을 롤모델로 삼고 변화와 개혁을 외쳤습니다. 모든 법과 제도를 민생을 위한 궤도로 수정하여 주도면밀한 실행과 실천을 계속할 때만 좋은 세상이 온다던 다산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우리도 감격되는 변화의 틀이 이룩되기만 기대해봅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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