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빛 아래서 ....관허 경훈 . 남악 춘동
밝아라 그이 얼굴인 듯 내 맘속에 비친달아
이래 봐 그이 얼굴 저래 봐 그이 얼굴 곳곳에 산발한 달아
수줍어 말 않는고 면사포 막 걷은 환한 면모
나는 서있네 동상처럼 바위가 뇌까리는 속말을 들으며
〈이 달빛 아래서〉의 시풀이
시풀이 : 慧幢圓虛 큰스님
「깨달음을 얻는 큰스님의 마음은 달을 보아도 달이 떠 있고 달이 뜨지 않아도 마음에 달이 떠 있다. 나무를 보면 나무에도 달이 떠 있고 바위에도 달이 떠 있다. 물건마다 곳곳마다 달이 떠 있다. 우리도 어서 어서 수도하여 깨달음을 얻도록 하자.」 달아! 밝기도 하다. 내 맘속에 차 있는 부처님 세계처럼 밝고 고요하구나. 물건마다 곳곳마다 밝고 고요함이로다. 수줍은 듯 말은 없지만 면사포 걷어올린 신부의 얼굴처럼 분명 하구나. 나는 동상처럼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 왜냐 하면 도인의 몸은 육체가 아니고 깨달음 자체이기 때문이며 깨달음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고요함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 세계에서는 바위도 진리를 말한다. 어찌 바위뿐이랴! 만물이 진리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도인만이 그 말을 알 수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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