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초장에서는 청산, 계수, 수이, 감, 자랑 이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중장에서는 창해, 어려움, 옴 등으로 초장에 나온 단어와 마주하는 말들을 사용하였습니다.
초장과 중장은 서로 마주하는 생각들이 많으며 그렇게 짜여져 있습니다. 청산은 오래도록 푸른 산으로 시간을 말하고, 창해는 넓고 넓은 바다로 공간을 강조 하는 말입니다. 초장과 중장은 산과 바다로 마주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으로 마주합니다. 계수는 작은 물이고 창해는 큰 물이며 서로 작은 물과 큰 물로 마주합니다. 초장에서 수이와 중장에서 어려움이 서로 마주 합니다. 또한 초장의 감과 중장의 옴은 마주합니다. 자랑은 어려움과 마주하는 말입니다. 산과 바다, 시간과 공간, 작은 물과 큰 물, 쉬움과 어려움, 옴과 감, 등 초장과 중장은 많은 단어가 마주하고 있습니다. 짧은 틀에 여러가지 말을 서로 마주하도록 놓았음은 놀랄 일입니다.
조선 600여년은 성리 사상의 사회였습니다. 우의정 좌의정으로 시작하여 생활문화 모든 것을 음양으로 생각하고 그렸으며, 시조도 음양으로 만들었습니다. 음양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글을 지었습니다. 황진이의 시조처럼 음양이 뚜렷하고 조화로운 글은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이 시조에서 초장은 양성이고 중장은 음성입니다. 초장은 가볍고 작고 움직임이 있습니다. 중장은 크고 넓고 멈추어 있고 어렵습니다. 초장과 중장이 음양으로 완벽하게 마주한 것입니다. 대체로 보아 오행으로 보면 수(水, 물)에 해당됩니다. 임수와 계수가 마주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명월이 만 공산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드디어 종장에서 조화의 극치를 이루는 말이 나옵니다. 바로 달입니다. 달은 화(火)의 성질이며 정화丁火입니다. 초중장에서 수水가 있으니 종장에서 화火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며 조화입니다. 초중장에서 오고가고 갈등하였지만 종장에서는 쉼이 나타나서 갈등을 해결하였습니다. 초중장에서 오가고 크작은 물 쉬어려움 등이 종장에서 뜻 밖으로 불이 나타나니, 기막힌 반전이요 해결이며 조화입니다. 또한 명월은 흘러가고 공산은 머물러 있는 것이니 종장 자체도 음양으로 마주하여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서로 마주하는 말을 여러개 배치하여 작은 정형의 시조 틀에 얹었음은 천재적인 예술이며 작품입니다. 초장과 중장이 마주하고 종장으로 조화하며, 각 장도 서로 음양이 있고 조호합니다. 세상에서 이 처럼 말이 서로 다르나 조화를 이루는 완벽한 시가 있을까 싶습니다. 서로 마주하나 상생하고 조화합니다. 정말 아름답고 멋있고 훌륭한 작품입니다. 훌륭한 철학이고 훌륭한 문화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시라고 자랑하여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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