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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7 인도성지순례 1일째 한국 출발

맑은물56 2015. 1. 26. 11:36

2015.1.7 인도성지순례 1일째 한국 출발

희망플래너 글 | 2015.01.08 10:02:56 올림 | 10,527 읽음

 

 

안녕하세요. 오늘은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인도성지순례를 떠나는 첫째날입니다.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성지순례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서 500여명의 대중이 인천공항으로 새벽부터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인도성지순례 스탭들은 새벽 4시에 인도 수자타아카데미에 가지고 갈 짐을 트럭에 싣고 영하 8도의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인천 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새벽 5시부터 수하물로 붙일 공용짐을 카운터 앞에 차례로 열을 맞추어 세워두고, 순례객들에게 나눠줄 자료집, 조끼, 송수신기, 여권, 항공권 등을 셋팅했습니다. 

 

오전 6시30분이 되자 많은 순례객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해 하늘색 JTS조끼로 갈아입고 벌써부터 인도로 가는 설레임에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조별로 모여서 조장의 안내를 받고, 조장은 다시 차량 담당 법사님에게 안내를 받으며 조금씩 호흡을 맞춰가기 시작했습니다.  

 

스님께서는 7시 무렵 인천공항에 도착해 출국 수속을 밟고 순례객들과 함께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모두들 “스님이 오셨다!” 며 스님을 무척 반겼습니다. 작년부터 정토불교대학생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성지순례를 가고자 하는 대중들의 수요도 급격히 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성지순례는 무려 500여명의 대중들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정토불교대학을 다니거나 졸업한 분들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26년 전 처음으로 성지순례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오늘 성지순례를 출발합니다. 500여명의 대중이 함께 한다고 생각하니 부처님께서 열반하시고 오백 대중이 모여서 경전을 결집했다고 하는 모습도 떠오르고, 예불문에 나오는 “영산당시 수불부촉 십대제자 십육성 오백성...” 할 때 “오백성”처럼 오백 아라한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인원이 500명이다보니 비행기도 한 비행기에 다 타지 못하고 5개의 비행기로 분산해서 인도로 입국하게 되었습니다. 오전9시에는 74명의 순례객이 싱가폴 항공을 타고 캘커타를 향해 출발했고, 오전9시35분에는 170명의 순례객이 타이 항공을 타고 캘커타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오후3시15분에는 케세이퍼시픽 항공을 타고 77명이 캘커타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이렇게 321명은 모두 캘커타로 집결을 했습니다. 또 오후1시50분에는 에어인디아 항공을 타고 113명의 순례객이 델리를 경유해서 바라나시로 들어오고, 밤9시25분에는 타이 항공을 타고 43명의 순례객이 바라나시로 들어옵니다. 인원이 많다 보니 이렇게 분산해서 각각 인도로 입국해서 결국 모레 아침에 바라나시에서 전체 인원이 모두 집결하게 됩니다. 

 


 

스님께서는 가장 많은 인원이 탑승한 9시35분에 출발하는 타이항공을 함께 타고 순례객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스님과 함께 타이항공에 탑승한 순례객들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1시30분 무렵 방콕 공항에 도착해 캘커타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공항에 머물렀습니다. 

 


 

방콕 공항에 모인 순례객들을 위해 스님께서는 인도성지순례 일정 전반에 대해 안내하고 순례 기간 동안 지녀야 할 마음 자세에 대해 법문을 해주시는 등 OT 시간을 함께해 주셨습니다. 먼저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을 하며 성지순례를 시작하는 첫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안녕하세요. 성지순례 함께 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라고 순례객들을 환영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번 인도성지순례를 하면서 밖으로는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성지를 순례하고, 안으로는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마음을 관찰하며 자기를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을 강조하시면서 15박16일 동안 꼭 명심해야 할 내용들을 법문해 주셨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 신라시대에 혜초 스님은 불교를 배우러 중국까지 갔다가 거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인도의 유명한 나란다 대학까지 가서 공부를 하셨어요. 그 때 쓴 기행문이 왕오천축국전입니다. 그분들이 가셨던 길을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가 다니는 것이 힘든다 하지만 힘든 축에도 안들어 갑니다. 3년 걸려서 가야 될 거리를 하루 만에 비행기를 타고 가게 되는 것이고, 인도 안에 도착해서도 정글 속을 걸어다니며 병 걸려 죽고 강도를 만나 죽고 엄청난 희생을 치루어야 할 것을 기차 타고 버스 타고 가게 되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인도 성지순례 가서 안죽고 돌아가는 것은 요행에 속하는 것이였어요. 성지순례는 곧 죽음을 각오한 여행이였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순례자의 자세가 되어주셨으면 해요. 여행이 아닙니다. 부처님의 10대 성지순례를 가는 것이기 때문에 고생하러 가는 겁니다. 여행이 아니라고 그렇게 사전설명회에서 얘기해도 자기 혼자 속으로는 여행을 가는 사람이 많아요. (웃음) 

 

고생을 할 각오를 하고 가면 ‘그래도 이만하면 괜찮네’ 하게 되는데, 여행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중에 후회가 막심해지는 겁니다. 우리가 아무리 못 먹어도 부처님이 하루 한끼 먹은 것보다는 많이 먹죠? 아무리 못 입어도 다 떨어진 옷 입고 맨발로 걸어다니신 부처님보다는 좋은 옷 입고 있죠? 아무리 잠자리가 나빠도 부처님은 나무 밑이나 동굴에서 잤다고 하잖아요. 그래도 우리는 동굴에서는 안재우잖아요. 저도 처음에 성지순례 다닐 때는 침낭 가지고 처마 밑에서 자면서 다녔어요. 그 때는 가스 버너로 밥해 먹는다고 시간을 많이 소비했는데, 지금은 전기 밥솥을 들고 다니면서 밥해 먹는 방식을 개발해서 시간이 많이 절약 되잖아요. 그러니까 ‘순례이다’ 하는 것을 꼭 생각하시고 오늘 출발하셔야 됩니다.  

 

바깥을 보는 풍경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다양한 경계에 부딪힐 때 일어나는 자기 마음을 보는 것입니다. ‘내 성질이 이렇게 더러웠나?’ 하고 처음으로 알게 될 겁니다. 온갖 경계에 들끓는 자기 마음을 구경할 수 있으면 여러분들 입가에 미소가 일거예요. 성질 내면서 웃을 거예요. 그래서 성지순례가 끝나면 ‘이것이 수행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자기 마음을 놓치고 밖을 시비하기만 하면 성지순례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불교대학을 아마 안 나올 겁니다. (웃음) 

 


 

이처럼 밖을 향한 성지순례와 안을 향한 성지순례가 있습니다. 바깥도 다양해서 볼 것이 참 많지만, 그 바깥 경계에 부딪힐 때마다 일어나는 자기 마음의 무궁무진한 변화를 한번 구경해보세요. 그러면 자기를 알게되는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순례를 하면서 하나 하나 불평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요. 길거리에서 밥 먹고, 똥 옆에서 밥 먹고, 아무데서나 자고, 차 타고, 씻지도 제대로 못하고, 불편을 생각하면 끝이 없어요. 그런데 이것을 재미로 생각하면 굉장히 재미있어요. 일생에서 가장 추억에 남을 온갖 에피소드가 생기고 한권의 책이 될만한 재미있는 여행이 돼요. 그리고 자기 마음 속을 잘 들여다보면 ‘내가 이것 밖에 안되나’ 할 정도로 온갖 까르마가 다 일어납니다. 다녀보면 재미있어요. 겉으로는 예의 바른 것 같은데, 같이 지내다보면 밥할 때 밥숟가락만 얹고 가는 사람도 있어서 밉상입니다. 몇일 지나보면 밥하는 사람은 내내 밥만 하고, 밥솥 들고 다니는 사람은 누가 월급 주는 것도 아닌데 혼자서 밥솥만 들고 다닙니다. 숟가락 들고 밥만 먹고 가는 사람은 내내 밥만 먹고 가고요. 이런 모습들을 보면 분별심이 생기겠죠? 이럴 때 이 문제를 짜증을 안내고 어떻게 해결할까, 이것은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그렇다고 성질을 내면 성질이 더럽다는 소릴 듣고, 그렇다고 내버려두면 세상이 불공평해지고요. 이런 것이 다 공부거리가 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여행을 하면서 스님 법문 듣고 경전 독송하고 성지를 순례하는 ‘밖’을 보는 여행이 하나 있고요. 다른 한쪽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마음을 관찰하는 ‘안’을 보는 여행이 있습니다. 도반들과 생활하면서 맨날 같은 차 타고 같이 밥 해먹고 다니니까 한 식구와 다름 없습니다. 가족들 빼고는 보름 동안 이렇게 한방에서 같이 자고 밥해 먹고 다닌 적은 없었을 거예요. 싸우는 것도 원래 가족들과 많이 싸우잖아요. 그래서 같은 조 안에서 밉상인 사람이 생깁니다. (웃음)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함께 해결해 나갈 것인가? 이것도 우리의 중요한 수행 과제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좋은 성지순례는 안팎으로 다 하는 겁니다. 밖으로만 성지순례를 하시면 안됩니다. 볼펜으로 열심히 받아적기만 하지 마시고, 항상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고 도반들과의 관계를 바라보면서 역할을 함께 나눠서 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밖을 보는 순레도 좋지만 안을 보는 순례도 해야 한다는 말씀에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순례에 임해야 할지 확실히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보름 동안 정말 즐거운 공부가 되겠구나’ 하고 긍정적인 마음이 되니까 성지순례를 시작하는 마음이 한층 더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이어서 인도의 역사와 기후, 사회 문화 환경 등 인도 전반에 대해 지도를 짚어 가시며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런 후 부처님의 생애와 순례객이 찾아갈 10대 성지에 대해서도 개괄적인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덧붙여 인도는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추워지고 또 건기여서 먼지가 많아 감기에 잘 걸리게 되는데, 감기에 걸리지 않게 꼭 조심할 것을 당부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연초부터 무리한 미팅 일정으로 목젖이 많이 부어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2시간 동안이나 순례객들을 위해 열강을 해주셨습니다. 참가한 분들도 오랫동안 앉아 있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스님과 함께하는 순례여서 그런지 자료집에 열심히 메모를 하며 눈을 반짝이면서 스님의 법문을 경청했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통해 마음이 풍성해진 순례객들은 조별로 모여서 한국에서 싸온 도시락을 같이 나눠먹으며 공항에서 정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로 자기 소개도 하고 마음 나누기도 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고 한 식구가 되어갔습니다. 

 


 


 

▲ 한국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조별로 저녁식사를 하는 순례객들

 

이어서 자유시간을 갖고 저녁8시40분에 탑승구에 모여 비행기를 탄 후 밤12시에 캘커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매연의 매케한 냄새가 나면서 ‘이곳이 인도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공항에는 인도JTS의 현지 활동가 최동호, 권도영, 김정준님이 트럭과 버스를 준비해서 마중을 나와 공용짐은 트럭에 싣고, 버스에는 개인짐을 실어서 숙소로 향했습니다.

 


▲ 순례객들을 마중나온 현지 스탭 최동호님과 김정준님

 

한편 싱가폴을 경유하여 캘커타로 온 11,13호차 순례단 70여명은 유수스님, 일륜광 행자님이 안내하였습니다. 전체 순례자들 중 가장 빨리 인도에 입국한 이 그룹은 싱가폴 공항에서 유수스님을 모시고 인도순례일정 및 순례 목적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가졌습니다. 유수스님은 “순례 중에 일어나는 마음을 잘 살펴 자기와의 여행을 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 하시며 특히 “13호차가 뒤에 쳐지는 사람들을 챙기는 역할을 맡게 되어 다른 어느 조보다 입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니 불편함을 감수하자” 하셨습니다. 그리고 수신기 착용을 강조하시며 “법륜스님은 이어폰을 타고 우리에게 오신다”고 농담을 하시자 모두들 크게 웃었습니다. 일행은 캘커타에서 법륜 스님과 함께 타이 항공을 타고 온 본대와 합류해 인도에서의 첫 밤을 함께 보냈습니다.  

 

또 한편, 순례단 80여명은 묘덕법사님과 불국화 행자님의 안내로 홍콩을 경유하여 캘커타 공항에 본대보다 조금 늦게 도착해서 함께 합류했습니다. 

 


▲ 캘커타 공항에 도착한 성지순례객들

 

오늘 캘커타에 도착한 321명의 순례객이 머물 숙소는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교육 시설 ‘세바 켄드라’입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되었습니다. 먼 길을 달려온 여로를 풀고 잠자리에 듭니다. 

 


▲ 인도성지순례 첫날 숙소, 세바 켄드라

 

내일은 캘커타에서 깔리가트 사원과 죽음을 기다리는 집을 보고 인디안 박물관을 관람한 후 하우라역에서 기차를 타고 밤새 바라나시 근교의 무갈사라이 역으로 이동할 계획입니다. 캘커타의 도심 속을 이동하면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인도를 느껴보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