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문화 산책

나각순 박사의 성실성 /안숙원

맑은물56 2013. 9. 3. 08:37

          두레의 삼두마차(2)

 

 

 

나각순 박사의 성실성



 국립박물관장을 지낸 정양모선생은 우리가 여행할 때 누구와 같이 다니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렇다. 나는 두레의 부회장이며 서울시사편찬위원인 나각순 박사님과 답사하는 것이 즐겁다. 답사 해설할 때도 구수하진 않지만 학구적이다. '나각시'라는 나박사님의 아이디를 볼 때마다 듬직한 체구가 떠올라 절로 웃음이 난다.


경기도 광주 이성산성에서였을 것이다.

옛 백제산성을 찾아 칡덩굴이며 마른 수풀 속을 더듬어 겨우 발견한 이성산성은 움푹 패인 곳일 뿐, 성터 같지도 않아 실망스러웠으나 나박사님의 설명은 설득력이 있었다.


나박사님은 참 성실하시다. 사학도라 그런지 나박사님의 답사자료 원고는 고증에 충실하고 군더더기가 없을 뿐더러 치밀하다. 나박사님의 성실한 글을 대중들이 많이 읽으면 좋을 텐데....


나박사님은 서울역사기행을 맡아 지금까지 진행함으로써 두레의 튼튼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나박사님과 서울의 구석구석을 답사한 덕분에 나도 서울의 인문, 역사, 지리에 대해 그래도 좀 알게 되었던 것이다.


 아울러 나박사님은 두레와 서울시의 행정적 협조라든가, 특히 서울문화유산해설사 양성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믿고 있다. 물론 두레가 오랜 답사경험을 통해 서울시로부터 양질의 문화해설사 교육을 운영할 능력을 인정받은 점도 있지만, 이 프로젝트에 군침을 흘리는 서울 시내 내로라 하는 대학이 하고 많을 텐데 작은 시민단체에 불과한 두레가 서울시의 문화해설사 위탁교육을 처음부터 내리 5년째 담당하게 된 것은 나박사님의 숨은 공로도 있지 않았을까.


두레와 서울 남산 일대를 답사한 날이었다.

답사가 끝난 뒤 나박사님이 장충동 족발집에서 답사객들한테 족발과 파전을 곁들인 한 턱을 산 적이 있었다. 나는 아직 그 답례를 못하고 있다. 나박사님을 만나려면 서울기행에 동행할 수밖에 없는데 내가 부산에 있어 여의치 않고, 수년 전부터 나박사님도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하니 흐르는 세월이 야속할 따름이다. (계속)

 

-카페 '좋은 사람들 두레'에서  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