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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불평등’ 처음 인식한 사상가, 루소 돌아보기

맑은물56 2012. 3. 14. 16:51

 

학술·문화재
‘부의 불평등’ 처음 인식한 사상가, 루소 돌아보기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ㆍ루소 탄생 300주년 전집 출간

100명의 독자는 100명의 장 자크 루소(1712~1778)를 본다. 누군가는 그를 혁명가이자 급진주의자로 여겼지만, 누군가는 그를 반혁명가이자 보수주의자로 여겼다. 다재다능했던 그는 철학서, 소설, 교육이론서, 정치사상서를 썼고, 작곡까지 했다.

출판사 책세상은 루소 탄생 300주년을 맞아 ‘루소 전집’(전 13권)을 차례로 출간한다. <고백>(전 2권), <신엘로이즈>(전 2권), <에밀> 등 대표작은 물론이고, <폴란드 정부론> <바랑 부인의 과수원> <프랑스 음악에 관한 편지> 등 한국 초역인 저작도 있다. 루소가 참여했던 백과사전이나 방대한 서신을 다 넣진 못했지만, 한국에서 나온 루소 관련 서적으로선 규모면에서 가장 방대하다. 책세상은 2006년부터 루소 전집을 기획했으며, 내년까지 시리즈를 완간할 예정이다.

고삐 풀린 자본주의를 본격적으로 비판한 이는 칼 마르크스지만, 루소는 그 이전에 ‘평등’의 문제를 선구적으로 제기했다. 봉건적 신분제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로 넘어가는 시기를 살았던 루소는 초기 자본주의가 배태한 사회적 불평등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그는 사유 재산 제도를 불평등의 원인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루소가 사유 재산 제도를 폐지하자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그는 사회 구성원들이 재산을 소유하되, 너무 많지도 않고 남에게 지배당할 만큼 적지도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우현 청주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는 저서 <평등>에서 “루소는 부의 공정하고 평등한 분배와 그에 기초한 정의 사회에 대해 선구적으로 인식하고 있던 최초의 정치 철학자”라고 평했다.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에 따른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요즘 루소를 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루소 전집 중 가장 처음 나온 책은 국내 초역인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대화>다. 루소가 말년에 집필한 자서전적인 소설이자 대담집으로, 루소가 생전 완성한 마지막 저작이다. 루소와 ‘프랑스인’이라고 불리는 두 사람이 악명 높은 저자 장 자크를 두고 벌이는 대화 형식으로 구성됐다. 세상의 비난에 맞서 루소 스스로 자신을 심판하고 옹호하는 동시, 자신의 주요 저작의 의미를 직접 소개한다.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에서 보이듯, 루소는 분열적이고 다층적인 저자였다. 최근 나남에서 새로 번역돼 나온 <고백록>에는 ‘최초 현대인의 초상’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책세상 김미정 편집장은 “개인의 이념적 입장에 따라 루소는 편향되게 이해돼온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은 그에 대한 성숙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