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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네스의 노래 / 이창동 (낭송 : 강진주)

맑은물56 2012. 2. 8. 16:34
 


      아네스의 노래 /이창동(낭송.강진주)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 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 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마음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 맡에 선 당신을 볼 수 있기를

출처 : 한국스토리문인협회
글쓴이 : 국현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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